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에워싼 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나 발 손목 같은 작은 관절에서 시작해 심해지면 전신의 관절부위로 염증이 확산되는 병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염증은 여러 단계에 걸쳐 확대되는 데 특히 종양을 없애주는 동시에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TNF-α)가 주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스테로이드 약제재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s),병태개선 항류마티스제(DMARDs) 등 관절염 치료에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 종양괴사인자(TNF-α) 기능을 막는 저해제가 대체 치료제로 부상하고 있다.

양형인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TNF-α는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요인 중 60∼7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중증 류마티스 환자 15∼20%가량이 TNF-α저해제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TNF-α저해제로는 한국애보트의 '휴미라',바이엘쉐링의 '레미케이드',한국와이어스의 '엔브렐' 등 모두 3종의 주사제가 있다.

휴미라는 TNF-α가 세포 표면에서의 단백질 수용체(p55,p75)와 결합해 염증을 유발하는 활동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지난달 출시된 '펜'타입 주사제는 환부에 대고 클릭하면 주사바늘이 순간 나왔다 들어가면서 약물을 주입되기 때문에 주사에 대한 공포감을 줄일 뿐 아니라 주사바늘이 공기에 노출된 데 따른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레미케이드의 경우 25%는 쥐에서 유래된 항체를 사용한 제품이다.

TNF-α와 달라붙는 항원결합부위(Fab)는 마우스 유래 항체로,실질적인 항체반응(탐식 작용)을 나타내는 고정부위(Fc)는 사람 항체로 구성돼 있다.

항체 약물은 자신과 맞서는 또다른 항체가 생길 경우 약효가 떨어지게 되는 데 레미케이드는 마우스 유래 항체 때문에 항체 생성 환자 비율이 최대 10%에 달한다.

이는 휴미라와 엔브렐의 5% 미만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엔브렐은 면역글로불린G1(Ig G1)의 Fc 부분과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p75수용체를 융합한 제품이다.

이 약은 혈액에 떠도는 TNF-α와 결합, 염증을 억제한다.

그러나 TNF-α수용체는 혈액보다는 세포에 더 많이 존재하고 세포내 수용체에 의한 염증 발현도 더 심하므로 작용원리로 보면 다른 제품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교수는 "3개 약물이 작용원리와 사용법에서 차별성을 보이기는 하나 실제 임상치료에선 큰 효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외국에서는 질병 초기부터 TNF-α저해제의 공격적 사용을 권하고 있으나 높은 보험약가와 사용제한 규정을 감안하면 기존 항류마티스제(DMARDs),면역억제제 사용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치료반응이 미흡한 사람에게 사용될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내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TNF-α저해제를 스테로이드와 메토트렉세이트.설파살라진.하이드로클로르킨 등의 DMARDs와 효과를 비교했더니 특정 약물을 단독으로 썼을 때 다른 약보다 효과가 우수하거나 조기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특정 치료가 가장 좋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 약물로 치료해 실패한 환자에게 TNF-α저해제를 대체 투여하거나 병용 투여하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휴미라의 경우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휴미라+메토트렉세이트'를 병용 투여하면 24주 후에 관절염 증상이 50% 이상 개선된 환자의 비율이 43.1%에 달한 반면 '위약+메토트렉세이트' 병용 환자는 17.5%로 2배 이상의 약효 차이를 보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