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르면 9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할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이 당선인의 한 핵심 측근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0여 명의 예비후보군을 대상으로 압축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내일쯤 3-4명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도 앞서 브리핑에서 "10여 명의 예비후보 리스트가 당선인에게 보고됐고 지금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금명간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총리 후보군을 압축할 경우 그간 물망에 올랐던 비정치인 가운데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과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이 우선 거론된다.

정치인 중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가 총리직 고사 뜻을 밝히긴 했지만 여전히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이 당선인의 테니스 멤버이기도 한 안병만 전 총장의 경우 대학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몇 안되는 인물인데다 충청권(충북 괴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명으로 거론된다.

한승주 고대 총장 서리는 김영삼 정부 시절 외교부장관에 이어 현 정권에서 주미대사를 지낸 인물로, 대미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여성이란 상징성 이외에 숙명여대의 혁신을 이끈 대학 CEO(최고경영자)로서 복잡다단한 인수위를 무난하게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손병두 총장은 기업인 출신으로 이 당선인의 `경제관'을 잘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경제에 밝은 데다 충청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보군에 올라 있다.

이원종 전 충북지사도 충청권 배려 차원에서 거론된다.

정치인 가운데 총리를 발탁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가 1순위로 꼽힌다.

박 전 대표는 공천시기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일시에 해소함으로써 총선국면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여성 총리가 갖는 상징성, 별도의 검증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이 이점으로 꼽힌다.

박 전 대표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에도 말했듯 정치발전이나 나라를 위해 할 일이 많고 그 때도 당에 남겠다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느냐"고 말해 총리직 제의가 와도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주변에선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로 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배려 및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견제 `카드'로 검토되고 있는 심대평 국중당 대표도 "신의.신뢰를 깨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으나 후보군에 계속 포함돼 있다.

한 측근은 "후보군이 압축돼 가고 있으나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누가 총리에 지명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특히 이 당선인이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측근들조차 인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이승관 기자 sims@yna.co.kr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