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꿈을 찾아 도전에 나선 젊은 한국 여성이 제너럴 모터스(GM)의 야심작을 만들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제까지 여성이 참여한 적이 없는 대표적인 SUV인 허머의 최신모델인 '허머 HX' 컨셉트카를 디자인한 강민영씨.

강씨가 설계한 허머 HX는 이번 주말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릭 왜고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공개할 예정으로 GM이 세계 자동차시장의 주도권을 회복하는데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 야심작이다.

허머 HX는 신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기존 허머에 비해 콤팩트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허머 4세대 모델로 친환경 연료 사용과 높은 연료 효율을 자랑한다.

강씨는 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남성적이고 강인한 기존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놀이의 관념'이 들어간 재미있는 허머를 추구했다면서 아직 컨셉트카 단계이지만 국제판매담당 부회장인 보브 노츠가 호평할 정도로 사내에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씨 개인에게 허머 HX는 GM의 야심작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어렵게 선택한 도전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고향인 제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의 한 투자신탁회사에서 안정된 직장생활을 했으나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자동차 디자이너의 길을 가기 위해 지난 2001년 유학길에 올랐다.

강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IMF 사태로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유학을 준비했으나 막상 유학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면서 부모의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디자인으로 유명한 디트로이트의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를 졸업한 강씨는 졸업과 함께 GM에 입사했으며 곧바로 다른 남성 디자이너 2명과 함께 차세대 허머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젊은 디자이너로 뽑혔다.

강씨는 회사에서 남성적인 이미지로 굳어진 허머에 다양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접목시켜려 했던 것 같다면서도 입사 초년병인 자신이 이제까지 여성이 참여한 적이 없는 허머 디자인을 맡은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고 소개했다.

고향인 제주의 파도와 풍광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다는 강씨는 출세를 원했다면 서울에 남아있는 것이 더 유리했을 것이라면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고 앞으로도 하는 일을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씨는 꿈을 이루려면 막역한 기대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고 확실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말로 원한다면 목표를 가질 것이고 목표 하나만을 위해 노력하면 어느 순간 내가 원했던 자리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