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 구스 고시지(57)가 구원투수로는 역대 다섯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고시지는 9일(한국시간) 발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10년차 이상 기자단 투표에서 543표 가운데 466표를 획득, 득표율 85.8%로 가입에 필요한 기준인 75%를 가뿐히 넘어섰다.

지난해 21표가 부족해 아쉽게 명예의 전당 문턱에서 좌절한 고시지는 이로써 호이트 윌헬름(1985), 롤리 핑거스(1992), 데니스 에커슬리(2004), 브루스 수터(2006)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구원투수로 명예의 전당을 밟게 됐다.

197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프로데뷔한 고시지는 1975년 26세이브를 올리며 본격적인 세이브 기록을 쌓기 시작했다.

1977년 피츠버그를 거쳐 1978년부터 둥지를 튼 뉴욕 양키스에서 1983년까지 해마다 평균 25세이브씩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오클랜드 등에서 뛰었고 1994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은퇴했다.

22년 통산 성적은 124승107패, 310세이브 평균자책점 3.01. 역대 통산 세이브 순위는 17위다.

마무리 투수에게 절대적인 불같은 강속구와 강렬한 콧수염은 그를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였다.

고시지는 명예의 전당 첫 도전이던 2000년 33.3%를 얻는데 그쳤으나 해마다 조금씩 득표율을 높였고 마침내 8전9기만에 꿈을 이뤘다.

그는 7월28일 베테랑 위원회가 뽑은 다섯 명의 또 다른 명예의 전당 가입 멤버와 함께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입성식을 갖는다.

한편 보스턴 출신 강타자 짐 라이스는 392표(72.2%)를 얻었으나 가입 기준선인 75%에 16표가 모자라 아깝게 탈락했다.

그는 15번째 도전인 내년 마지막으로 명예의 전당행을 노린다.

그밖에 '약물 홈런왕'이라는 오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23.6%), 안드레 도슨(65.9%), 리 스미스(43.3%) 등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