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배우려는 미국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중국 바람이 거세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낸시 저비스 뉴욕 공자학원장.그는 미국인이다.

그렇지만 중국옷을 입고 중국말로 첫인사를 건네는 게 영락없는 중국인이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중국문화원 안에 설치된 공자학원의 책임자가 그다.

아직 새해 강의가 시작되지 않은 7일(현지시간)이었지만 그는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새로 수강신청한 학생들이 크게 늘어서다.

저비스 원장은 "뉴욕 공자학원은 메릴랜드에 이어 2006년 미국 내 두 번째로 설립됐다"며 "미국 전역에서 중국어 학습에 대한 수요가 워낙 많아 2년 만에 공자학원 수가 29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체계적으로 외국인에게 보급하기 위해 설치한 일종의 중국어 학원이다.

주로 대학 내에 설치돼 있다.

뉴욕 공자학원은 미국의 공자학원을 총괄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저비스 원장은 "공자학원은 중국어교사 양성과 중국어를 배우려는 학생,일반인,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보급시켜 미국과 중국의 문화교류를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빠른 현지화를 위해 주로 현지인이 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어 "뉴욕 공자학원의 경우 주로 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려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중.고교에서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려는 학교가 급증하고 있으나 중국어 교사가 모자라 애를 먹고 있어 교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어 교사들은 보통 1주일에 한 번씩 나와 중국어를 배운다.

방학 때는 6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중국인 가정에 머물면서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체험한다.

이 과정을 끝내고 일정 테스트를 통과하면 중국어 교사 자격증을 받는다.

1988년부터 중국문화원에서 일했다는 저비스 원장은 "당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았던 데다 중국의 경제력도 보잘것 없어 중국어를 배우려는 미국인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각 회사에서 중국어 강사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중국 바람이 대단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는 저비스 원장은 "최근 중국 미술 및 음악 등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성조와 쓰기이지만 배우려는 열정은 뜨겁다"고 말하는 저비스 원장에게서 중국어 열풍이 갈수록 거세질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