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3.0 이젠 창조적 전환] (3부) ① 그래픽카드 세계시장 65% 휩쓴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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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솔직히 밝히는 문화가 성공 원동력"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실수를 빨리 인정하고 이를 새로운 자산으로 만들어 내는 '지적인 솔직함(Intellectual Honesty)'이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마이클 하라 엔비디아 커뮤니케이션담당 부사장)
지난해 12월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컴퓨터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 본사.회사 한 가운데의 D빌딩 2층 회의실에선 이 회사의 핵심가치인 '지적인 솔직함'을 신입사원들에게 어떻게 심어줄까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회의엔 하라 부사장과 마브 버켓 최고재무책임자(CFO),데이비드 새논 법률담당 수석부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회의를 마친 하라 부사장을 붙잡고 '지적인 솔직함'이 뭔지를 물었다.
그는 "우리가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도전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혁신하려면 당연히 실수하기 마련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적인 솔직함'이란 스스로 솔직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남들의 실패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실수를 자산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3차원 게임이나 그래픽을 가능하게 하는 컴퓨터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가 설립된 것은 불과 15년 전인 1993년.'NV1''부두''지포스256' 등 끊임없이 혁신제품을 내놓았고 2000년대에는 멀티 그래픽 프로세서 유닛(GPU) 칩을 출시하면서 급성장,지금은 세계 시장점유율 65%,연간 매출액 30억달러가 넘는 대기업이 됐다.
이렇게 성공한 엔비디아가 왜 '기술'이 아닌 '지적인 솔직함'을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말할까.
하라 부사장은 창업 초기인 1996년 첫 제품인 NV1을 내놓는 과정에서 실패가 많았고 '네가 망쳤다''네가 느렸기 때문이다''제품을 못판 게 잘못이다'라고 서로 비난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서로의 잘못이라며 맹비난하면서 두 달이나 허송세월했다고 한다.
창업자인 젠슨 황은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때에는 뭔가 망치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된 것.그는 "이제부터 누군가 잘못한 사람을 찾으려하지 말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찾아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그 때부터 '지적인 솔직함'이라는 용어가 나왔고 그것은 엔비디아의 핵심가치가 됐다.
하라 부사장은 "지적인 솔직함 덕분에 2002년부터 시작한 SLI(Scalable Link Interface) 개발작업도 4년 만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SLI는 같은 그래픽카드 여러장을 1대의 PC에 장착,GPU 능력을 분산시켜 3D 그래픽 성능을 70% 향상시켜주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당시에는 까다로운 기술이었던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질 수 없었다.
SLI가 고난도 기술인 만큼 첫 작품으로 내놓은 것은 형편없는 실패작이었다.
수차례 문제가 발생했고 그 때문에 회사가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모두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고 어떻게 고쳐서 성공할까에 몰두했다.
그 결과 4년 만인 2005년 성공작이 탄생했다.
SLI는 엔비디아의 핵심적인 상품이 됐고 오늘날까지 엔비디아의 칩 판매수량을 6억대로 늘리게 한 대표 제품이 됐다.
엔비디아는 이제 세계 최고 그래픽 칩 디자인회사로 변신했다.
설계를 통해 그래픽 성능을 2배씩 향상시킬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도 갖췄다.
끊임없이 혁신하기 위해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위험을 감수하라.망쳐도 좋다.
잘못을 저질러야 배운다.
배우기 위해 실수를 받아들여야 하고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라 부사장은 "단숨에 성공한 사람들은 왜 성공했는지 모른다.
실수했을 때 왜 성공했는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문화는 3M에서도 찾을 수 있다.
3M은 '정직한 실수에 대한 용인(Tolerance for Honest Mistake)'을 핵심가치로 표방하고 있다.
한국3M 관계자는 "3M의 기업 유전자(DNA)에 정직한 실수를 용인하는 문화가 있었고 실수를 통해서 나온 아이디어 제품도 많다"고 말했다.
애플의 매킨토시는 1983년 내놓았던 '리사'의 실패에서,아이폰은 뮤직폰의 실패를 딛고 재탄생한 제품이다.
혼다에서는 매년 도전적인 업무를 추진하다 실패한 직원 가운데 한 사람을 선정,'올해의 실패왕 상'을 준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표준화와 획일화를 통해 성장을 이뤘지만 앞으로는 통합과 관용 포용 속에서 창조적 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단순한 성과주의보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샌타클래라(미국)=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 한경ㆍ삼성경제연구소 공동기획 >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실수를 빨리 인정하고 이를 새로운 자산으로 만들어 내는 '지적인 솔직함(Intellectual Honesty)'이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마이클 하라 엔비디아 커뮤니케이션담당 부사장)
지난해 12월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컴퓨터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 본사.회사 한 가운데의 D빌딩 2층 회의실에선 이 회사의 핵심가치인 '지적인 솔직함'을 신입사원들에게 어떻게 심어줄까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회의엔 하라 부사장과 마브 버켓 최고재무책임자(CFO),데이비드 새논 법률담당 수석부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회의를 마친 하라 부사장을 붙잡고 '지적인 솔직함'이 뭔지를 물었다.
그는 "우리가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도전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혁신하려면 당연히 실수하기 마련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적인 솔직함'이란 스스로 솔직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남들의 실패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실수를 자산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3차원 게임이나 그래픽을 가능하게 하는 컴퓨터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가 설립된 것은 불과 15년 전인 1993년.'NV1''부두''지포스256' 등 끊임없이 혁신제품을 내놓았고 2000년대에는 멀티 그래픽 프로세서 유닛(GPU) 칩을 출시하면서 급성장,지금은 세계 시장점유율 65%,연간 매출액 30억달러가 넘는 대기업이 됐다.
이렇게 성공한 엔비디아가 왜 '기술'이 아닌 '지적인 솔직함'을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말할까.
하라 부사장은 창업 초기인 1996년 첫 제품인 NV1을 내놓는 과정에서 실패가 많았고 '네가 망쳤다''네가 느렸기 때문이다''제품을 못판 게 잘못이다'라고 서로 비난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서로의 잘못이라며 맹비난하면서 두 달이나 허송세월했다고 한다.
창업자인 젠슨 황은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때에는 뭔가 망치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된 것.그는 "이제부터 누군가 잘못한 사람을 찾으려하지 말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찾아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그 때부터 '지적인 솔직함'이라는 용어가 나왔고 그것은 엔비디아의 핵심가치가 됐다.
하라 부사장은 "지적인 솔직함 덕분에 2002년부터 시작한 SLI(Scalable Link Interface) 개발작업도 4년 만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SLI는 같은 그래픽카드 여러장을 1대의 PC에 장착,GPU 능력을 분산시켜 3D 그래픽 성능을 70% 향상시켜주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당시에는 까다로운 기술이었던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질 수 없었다.
SLI가 고난도 기술인 만큼 첫 작품으로 내놓은 것은 형편없는 실패작이었다.
수차례 문제가 발생했고 그 때문에 회사가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모두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고 어떻게 고쳐서 성공할까에 몰두했다.
그 결과 4년 만인 2005년 성공작이 탄생했다.
SLI는 엔비디아의 핵심적인 상품이 됐고 오늘날까지 엔비디아의 칩 판매수량을 6억대로 늘리게 한 대표 제품이 됐다.
엔비디아는 이제 세계 최고 그래픽 칩 디자인회사로 변신했다.
설계를 통해 그래픽 성능을 2배씩 향상시킬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도 갖췄다.
끊임없이 혁신하기 위해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위험을 감수하라.망쳐도 좋다.
잘못을 저질러야 배운다.
배우기 위해 실수를 받아들여야 하고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라 부사장은 "단숨에 성공한 사람들은 왜 성공했는지 모른다.
실수했을 때 왜 성공했는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문화는 3M에서도 찾을 수 있다.
3M은 '정직한 실수에 대한 용인(Tolerance for Honest Mistake)'을 핵심가치로 표방하고 있다.
한국3M 관계자는 "3M의 기업 유전자(DNA)에 정직한 실수를 용인하는 문화가 있었고 실수를 통해서 나온 아이디어 제품도 많다"고 말했다.
애플의 매킨토시는 1983년 내놓았던 '리사'의 실패에서,아이폰은 뮤직폰의 실패를 딛고 재탄생한 제품이다.
혼다에서는 매년 도전적인 업무를 추진하다 실패한 직원 가운데 한 사람을 선정,'올해의 실패왕 상'을 준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표준화와 획일화를 통해 성장을 이뤘지만 앞으로는 통합과 관용 포용 속에서 창조적 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단순한 성과주의보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샌타클래라(미국)=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 한경ㆍ삼성경제연구소 공동기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