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08'의 메인 전시장 중 하나인 노스홀(North Hall).TV 휴대폰 등 전자 제품이 주류인 센트럴홀과 달리 이곳은 고급 자동차로 가득 찼다.

웬만한 모터쇼를 방불케 할 정도.자동차는 오디오 시스템,내비게이션,안전장치 등 각종 차량용 전자제품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미국가전협회(CEA)가 정한 노스홀의 테마는 'In-Vehicle Technology(자동차 안의 기술)'.CES의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동차용 전자제품이 고정 전시장을 차지했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만남이 양 업계의 추세로 자리 잡은 결과다.

자동차 전장기술이 최근 들어 크게 관심을 끄는 것은 무선인터넷이 발달한 덕분이다.

이제는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무선인터넷을 통해 외부와 연결돼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이에 따라 운전자에게는 실시간 정보를,동승자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카 인포테인먼트(Car Infotainment)'가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글로벌 IT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포드와 제휴를 맺고 개발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싱크(SYNC)'의 새 버전을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음악 검색,휴대폰 연동,문자메시지 등 기존 기능에 '911(긴급구조) 지원 기능'이 추가됐다.

소니도 내년 출시되는 포드 머큐리 자동차에 내비게이션과 LCD TV를 탑재해 이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구글.야후 등 웹 기반 업체들은 구글맵.야후맵 등 전자지도를 통해 자동차 분야로 영토확장을 꾀하고 있다.

구글은 내비게이션 업체인 마젤란과 제휴,실시간으로 구글맵과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야후도 대시내비게이션과 손잡고 이동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정보와 야후의 주소정보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놨다.

이번 CES에서는 릭 왜고너 GM 회장이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왜고너 회장은 "무선인터넷의 발달로 자동차와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 훨씬 수월해졌다"며 "GM은 자회사인 온스타를 통해 원격 차량 진단,도난 차량 추적,차선 이탈 경고 등의 기능을 이미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머지않아 자동차가 도로와 신호등을 감지하고 장애물을 피하며 스스로 운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리 샤피로 CEA 회장은 "집안에 있는 모든 디지털 가전 제품이 차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인터넷,엔터테인먼트,위성정보 등 디지털 가전에서 경험한 모든 기술적 진전을 차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