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를 당해 고소했는데도 검찰이 불기소 처분할 경우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재정(裁定)신청제도가 올해부터 전면 도입됨에 따라 범죄 피해자들의 재정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첫 재정신청이 지난 4일 부산고법에 접수됐다고 9일 밝혔다.

신청인인 김모씨(45)는 생명보험 회사가 자신을 상대로 대여금 등 청구소송을 진행하면서 동의 없이 호적등본을 발급받아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등본을 발급받은 법무법인 직원을 부산지검에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부산고검에서도 항고가 기각돼자 김씨는 부산고법에 재정신청을 냈다.

재정신청은 범죄 피해자가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항고마저 기각했을 때 고등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찰을 믿지 못해 법원의 판단을 구해보자는 취지로 도입됐으며 법원이 기소 결정을 내리면 검찰은 반드시 따라야 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