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누구를 위한 연장인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권선물거래소가 주식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 오전 9시인 개장시간은 그대로 놔두고 오후 3시인 폐장시간을 1시간 더 연장하는 것이 거래소의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하루 거래시간은 7시간으로 늘어난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시장의 첫 반응은 '글쎄'였다.
한마디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예전에 없앴던 점심시간 휴장제도나 부활시킬 것이지…"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물론 거래소 측의 명분은 그럴싸하다.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와 투자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또 "매매시간 연장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주식시장은 우리보다 매매시간이 길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제도를 바꿀 때는 그로 인한 혜택이 누구한테 돌아갈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소비자가 아닌 엉뚱한 제3자가 수혜를 입는다면 안 바꾸느니만 못하다.
증권시장에서 소비자는 투자자들이다.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소 명분대로 '투자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일축했다.
"솔직히 거래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느냐"는 지적이다.
사실 과거에도 거래소 측은 매매시간을 더 늘려 투자자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정규시장이 끝난 후 별도로 야간증시(ECN)까지 마련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3년여 만에 폐지됐다.
그렇다면 거래시간 연장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보나마나 거래소와 증권사 정부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면 증권사와 거래소는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고 정부도 증권거래세 수입이 불어나 좋을 것이란 얘기다.
더구나 거래시간 연장은 증권맨들에겐 고통이나 다름없다.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고객 주문을 처리하다보면 점심을 굶는 일이 다반사"라며 "이는 결국 업무과중과 고객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정종태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
현재 오전 9시인 개장시간은 그대로 놔두고 오후 3시인 폐장시간을 1시간 더 연장하는 것이 거래소의 복안이다.
이렇게 되면 하루 거래시간은 7시간으로 늘어난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시장의 첫 반응은 '글쎄'였다.
한마디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예전에 없앴던 점심시간 휴장제도나 부활시킬 것이지…"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물론 거래소 측의 명분은 그럴싸하다.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와 투자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또 "매매시간 연장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주식시장은 우리보다 매매시간이 길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제도를 바꿀 때는 그로 인한 혜택이 누구한테 돌아갈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소비자가 아닌 엉뚱한 제3자가 수혜를 입는다면 안 바꾸느니만 못하다.
증권시장에서 소비자는 투자자들이다.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소 명분대로 '투자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일축했다.
"솔직히 거래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느냐"는 지적이다.
사실 과거에도 거래소 측은 매매시간을 더 늘려 투자자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정규시장이 끝난 후 별도로 야간증시(ECN)까지 마련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3년여 만에 폐지됐다.
그렇다면 거래시간 연장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보나마나 거래소와 증권사 정부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면 증권사와 거래소는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고 정부도 증권거래세 수입이 불어나 좋을 것이란 얘기다.
더구나 거래시간 연장은 증권맨들에겐 고통이나 다름없다.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고객 주문을 처리하다보면 점심을 굶는 일이 다반사"라며 "이는 결국 업무과중과 고객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정종태 증권부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