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한국은행에 대해 "통화정책 결정 때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고려 대상으로 삼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부동산 규제 완화로 집값이 들썩거릴 경우 금리를 동원해서라도 제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인수위는 9일 한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과잉 유동성이 자산 버블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한은이 금리 목표를 운용함에 있어 부동산 가격 안정을 고려하겠다고 보고해 '잘 생각했다'고 답했다"며 "앞으로 한은은 소비자 물가뿐만 아니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통화정책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간사는 지난 7일 재정경제부 업무보고를 받고 나서도 "조세정책이 아니라 통화정책으로 투기를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또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라며 "한은 역시 정부기관인 만큼 거시경제 운용의 측면에서 정부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은 전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중앙은행 독립은 인사와 예산상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지 정부의 거시경제 운용 목표와 따로 놀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해 한은 독립성에 대한 논란을 예고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