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ㆍ안병만ㆍ이경숙 등 거론…李당선인 막판 고심

새 정부 첫 총리 인선문제를 놓고 이명박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혀 비정치인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당선인 주변에선 "후보군 압축작업이 여의치 않아 당선인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9일 "아직은 당선인이 머리 속에서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선인이 검증해보라고 해야 압축되는데，그런 게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당선인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새로운 인물을 계속 물색해보라는 당선인의 지시가 있었다"며 인물난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결국 비정치인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에선 최근 당선인에게 보고된 '비정치인' 후보들도 저마다 한두 가지씩 '걸리는' 요소가 있어 인선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비정치인' 중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는 당선인의 출신교에 몸담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고, 안병만 전 외대 총장은 대중적 인지도가 낮고 현실정치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인사청문회 검증과정에서 과거 전력(국보위 입법의원)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은 특정언론사 현직 사장이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충청권 표심을 겨냥한 이원종 전 충북지사는 이경숙 위원장과 함께 당선인과 같은 소망교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유력한 후보로 지목하지만 측근들은 당선인과 코드가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치인 쪽으로 기운 것 같다.

김 부위원장은 "과거 역대 정권에서 누가 초대 비서실장을 맡았는지를 살펴보라"며 "김영삼 대통령 때는 박관용 전 의장이었고 김대중 대통령 때는 김중권 의원,노무현 대통령 때는 문희상 의원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위원장은 "김장수 국방부 장관의 이미지가 좋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이 상징적이었다"고 긍정 평가해 일각의 유임론에 힘을 실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