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차이나 사슬의 파괴력 (4) 가격 상승의 태풍 <끝>

중국 베이징 안정차오에 있는 난바오 재래시장.장을 보던 주부 장난씨(39)는 대뜸 "작년 초만 해도 50위안(6000원)이면 며칠 먹을 것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젠 하루치밖에 못 산다"고 푸념했다."일년 전 한 근(500g)에 7~8위안(1위안은 약 120원) 하던 돼지고기는 지금 11위안을 넘는다"며 "돼지고기 세 근과 계란 채소 등을 조금 사고 나니 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개혁ㆍ개방 이후 30년간 고속성장을 질주해온 중국 경제가 '복병'을 만났다.지난해 초 돼지 전염병인 청이병으로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면서 시작된 식료품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돼지고기 가격은 작년 한 해 동안 54% 올랐고 두부값도 작년 초 500g당 1.0위안에서 1.24위안까지 뛰었다.소비자가격 상승은 2차 가공식품으로 확산되고 있다.4위안 정도 하던 맥주가 6위안 안팎으로 올랐고,라면값도 10위안을 넘어섰다.지난해 초 2%대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에 6.9%까지 급등해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2002년부터 2006년까지 중국의 물가는 연평균 2.1% 상승했다.

문제는 뛰는 물가를 잡는 게 쉽지 않다는 것.무역흑자로 쏟아져 들어오는 돈은 작년 6차례의 금리 인상과 10차례의 지급준비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과잉을 낳고 있다.중국 정부는 긴축과 상품 공급 확대에 이어 가격의 직접 통제라는 초강력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그러나 중국 정부는 소득 분배 차원뿐 아니라 물가 상승에 따른 노동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금 상승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올해 발효된 개정노동법은 임금의 단체협상을 의무화했다.임금 상승은 생산 코스트의 증가로 이어지고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게 뻔하다.

물가 급등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조짐이다.광둥성 등에서는 폭등하는 물가에 비해 임금이 너무 낮다는 시위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소문이다.정부는 베이징의 지하철요금을 구간에 관계없이 4위안으로 통일하고 버스비도 인하하는 등 공공요금을 낮춰 뛰는 물가를 누르고 있다.그러나 원유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관리가 쉽지 않다.잘 나가는 중국 경제가 '인플레'라는 적을 만나 휘청거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과장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특별취재팀:베이징ㆍ톈진ㆍ다롄ㆍ상하이ㆍ광저우ㆍ선전ㆍ충칭ㆍ우루무치=조주현베이징특파원/최인한/오광진/장창민기자/김정욱기자(사진)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