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로 인정받고 싶다면 한국 가수 '비'의 노래를 듣고 멕시코 프로 레슬링인 '루차리브레'를 볼 것.과학과 요리를 접목한 '분자(molecular) 요리'를 맛보고 오래된 정보기술(IT) 제품을 수집한다면 세계 대중 문화의 선두에 설 수 있다.미국 포브스지(1월9일자)는 최근 세계 문화계를 달구고 있는 20가지 새 트렌드를 소개했다.

요즘 춤 좀 추는 젊은이들은 인도의 뮤지컬 영화 '볼리우드'에 사로잡혀 있다.미국과 영국에서는 화려한 인도 전통 춤세를 결합한 '볼리우드식 에어로빅' 강좌가 성황이다.멕시코 프로 레슬링인 '루차리브레'는 지난해 배우 잭 블랙의 영화 '나초리브레'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화려한 가면과 날렵한 공격 기술이 특징이다.고층 건물을 맨손으로 오르는 극한 스포츠인 '파쿠르'도 10대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패션의 첨단은 일본 도쿄 시내 하라주쿠 거리에서 찾을 수 있다.온갖 색깔과 스타일을 섞어 연출하는 하라주쿠식 패션은 미국 팝 스타 그웬 스테파니가 선보인 후 10대들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루이비통 로고 가방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만든 명품 핸드백도 대인기다.

미식가라면 이제 미세한 분자 단위까지 신경 써야 인정받을 수 있다.미국에서 선보인 '분자 요리'는 식재료의 질감과 조직을 과학적으로 창조한 음식이다.질소 가스로 만든 식용 거품 등 그 색다른 맛은 최근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미국에서는 바게트 빵에 향채소를 넣은 베트남식 '반미(banh mi)' 샌드위치가 대히트했다.

한국 대중음악인 'K-pop'은 세계 젊은이의 귀를 사로잡았다.특히 한국 댄스와 힙합은 서구 음악 모방에서 벗어나 라틴 음악과의 새로운 퓨전 장르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다.여러 개 곡을 하나의 곡처럼 연주하는 '매시업' 음악도 인기 장르로 떠올랐다.

휴대폰으로 전화한 후 상대방이 받기 전에 끊는 '호출기'식 통화는 인도 휴대폰 통화량의 최고 30%로 추정된다.타인이 자신에게 전화하도록 해 통화료를 아낄 수 있다.'수업이 끝났다'거나 '당신을 생각 중'이라는 메시지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고.

휴대폰 벨소리로는 유명인의 실제 음성이 인기다.지난해 11월 남미 정상회의에서 스페인 국왕이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외친 '입 닥쳐'는 스페인 젊은이들 사이에 애용되고 있다.

'나 자신'을 알고 싶은 신세대는 인터넷에 접속한다.간단한 질문으로 심리를 분석해 주는 사이트가 늘어났기 때문.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인맥을 쌓으려면 게임이 필수다.비즈니스로 만난 사람과 인터넷 게임으로 친목을 다지는 게 낯설지 않다.이 밖에도 웹 상에서는 자신만의 라디오 방송을 녹음하는 게 유행이 됐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