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00호'와 같이 국보와 보물에 붙이는 일련번호가 폐지되고,건축 및 동산 문화재로 한정된 국보 지정 대상이 사적.천연기념물.명승 등 모든 유형의 문화재로 확대된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문화재 등급.분류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등급체계로는 동산인 유형문화재만 국보로 지정할 수 있고 보물과 동급인 사적,천연기념물,민속자료 등은 국보 지정이 불가능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사적)과 제주자연유산을 국보로 지정할 수 없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국가지정 문화재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대분류하고,1등급인 국보 아래의 하위 분류(2등급)는 보물,무형문화재,천연기념물,명승으로 단순화된다. 이에 따라 모든 유형의 문화재를 국보로 지정할 수 있어 제주자연유산이나 사적지인 공주 송산리고분군의 무령왕릉 등도 국보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또 국보와 보물에 붙이는 호수가 폐지되는 대신 보물에 사적.건축.미술.기록.민속 등 해당 문화재의 유형과 관리번호를 병기하게 된다. 가령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은 '국보 숭례문(건축문화재 제1호)'으로,사적 제122호인 창덕궁은 '보물 창덕궁(사적 제122호)'으로 표기하게 된다.

유 청장은 "국보와 보물의 일련번호가 따로 부여되는 현행 체계에서는 보물이 국보로 승격될 경우 보물이었을 때의 지정번호를 비워두거나 이 번호를 다른 문화재에 부여하는 데 따른 혼란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