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지속돼온 D램 고정거래가격 하락세가 새해 들어 멈췄다.작년 12월 말에 이어 이달 초 고정거래가가 보합세를 보인 것.이에 따라 D램 가격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0일 대만의 온라인 반도체 중개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초 512Mb DDR2 D램 고정거래가격은 0.88달러를 기록,지난해 12월 말 가격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매달 두 차례씩 결정되는 D램 고정거래가(512Mb 기준)가 하락하지 않고 보합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실제 지난해 1월 초 5.88달러였던 D램 고정거래가는 6월 1.66달러까지 떨어진 뒤 8월에 2.19달러까지 반등했었다.하지만 9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12월 말에는 '손익분기점'인 1달러 밑까지 추락했었다.

업계는 작년 말 이후 고정거래가의 흐름을 감안할 때 향후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지난해 1월 이후 현재까지 D램 가격이 85% 급락하는 등 가격이 '충분히' 하락한데다 최근 대만 등 후발업체들이 신규투자를 줄이면서 공급과잉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에서다.

또 D램 고정거래가의 선행지표인 현물거래가격이 최근 한 달 새 반등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지난해 말 0.93달러였던 D램 현물거래가격은 이달 초 0.9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0.93달러대를 회복했다.하이닉스 관계자는 "현물가격 상승은 그만큼 유통시장에서 D램 공급물량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당분간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고정거래가격도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분기가 전통적으로 반도체시황의 비수기라는 점에서 D램 가격이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1~2월에는 소폭의 반등과 하락을 거듭한 뒤 이르면 1분기 말부터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이달 초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8Gb MLC 기준)은 3.34달러로 지난해 말(3.48달러) 가격 대비 7%가량 하락했다.이로써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8월 9달러대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