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륙이 가격 급등으로 '곡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식품 수입 비중이 높은 남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9일 발표한 '2008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식품 가격이 방글라데시 몰디브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상대적으로 빈곤한 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전체 수입액 가운데 식품 비중이 19%에 달한다.몰디브(16%) 네팔(17%) 스리랑카(12%) 파키스탄(11%) 등 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도 10%가 넘는다. 따라서 식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이 국가들은 정부 재정의 심각한 타격뿐 아니라 끊임없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몬순 폭우와 사이클론 시드르의 영향으로 엄청난 규모의 농경지가 훼손된 방글라데시는 최근 인도 쌀 수출가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파키스탄 역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후 소요 사태로 식품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곡물 가격 급등이 이 같은 특수 상황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속적인 이상기후,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 급증,농업 생산성 향상 부진 등의 구조적 이유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곡물 및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