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0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어닝시즌이 시작됐다.

작년 3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실적 발표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금융 불안이 소비 감소와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이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하게 나오겠지만 올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주가 반응은 무덤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따라 4분기 실적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낙폭이 컸던 2008년 실적 호전 예상주를 중심으로 투자 종목을 압축해나갈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4분기,한국 양호 vs 미국 부진

4분기 국내 상장사 실적은 한마디로 '괜찮을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보다 20~30%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을 전년 동기 대비 25.4%로 추정했다.이는 1분기 24.1%,2분기 23.9%,3분기 27.0%와 비슷한 수준이다.SK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을 32.1%로 추정했다.대신증권도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3분기 연속으로 2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기는 힘들다는 데 고민이 있다.우선 글로벌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되고 있는 미국 기업의 4분기 이익이 뒷걸음칠 것이란 점이 악재다.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500대 기업(S&P500 기준)의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1% 감소해 3분기(-9.0%)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호실적+저주가'종목 압축을

홍 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감 때문에 한국 상장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차별화된 주가 상승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우리 기업들의 올 상반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점도 걱정거리다.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깜짝 실적'이 아니라면 4분기 실적이 주가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4분기 실적보다 올해 수익 전망을 더 중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해 분기별로 20%대를 유지했던 한국 상장사들의 수익 증가율이 올 1분기에는 -0.2%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기업 실적이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위안거리로 꼽힌다.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S&P500 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은 4%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 기업 실적은 작년 4분기가 바닥"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실적 호전 예상 종목을 중심으로 압축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오 파트장은 "4분기 실적 기대감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올 실적 호전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현대중공업 GS 한화 대한해운 오리온 한미약품 평산 등을 유망주로 추천했다.이들은 그간 주가하락폭도 컸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매기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 실적 호전이 예상되고 주가가 낮은 종목으로 현대차 현대모비스 외환은행 STX조선 우리투자증권 LG전자 에쓰오일 동국제강 삼성중공업 ㈜LG 등을 추천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