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조직문화의 전환 ② 공유문화를 만들어라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애플이 '맥월드 2007' 행사에서 '아이폰'을 발표하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경악했다. 컴퓨터 회사인 애플이 MP3플레이어 아이팟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더니 이번엔 휴대폰 기능까지 얹은 통신기기를 내놓았으니 그럴만도 했다. 애플은 늘 사업분야와 방식을 바꾸어가며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창조적 경영의 대표적 기업이다.

애플이 이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잇따라 내놓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애플이 조직 내부와 외부의 협력관계를 원활하게 이끄는 혁신적인 네트워크가 뒷받침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애플은 세계 각국의 대학 및 협력업체들과 끈끈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탄탄한 외부 네트워크 덕분에 아이팟 시리즈에 이은 아이폰 출시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아웃소싱 기업으로 유명하다. 아웃소싱을 많이 하다보니 외부 협력관계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 100% 외주생산체제를 갖추면서 자체 공장을 없앴을 정도다. 애플은 이제 연구개발(R&D)과 디자인 마케팅만 하고 있다. 아이폰도 대만의 협력업체가 조립을 맡고 있다.

애플은 무엇보다 학교와의 관계가 특히 돈독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체제를 돈받고 팔 때 애플은 운영체제를 공짜로 깔았다. 중ㆍ고등학생들을 위해서는 컴퓨터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애플컴퓨터를 사용하는 학교가 많은 이유다.

내부 조직문화도 매우 자유롭고 유연하다. 미국은 물론 대만 홍콩 등 세계 각국에 2만명 정도의 종업원을 두고 있지만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다. 가령 홍콩의 마케팅 담당자는 홍콩 지사장이 아니라 본사 마케팅 담당에게 보고한다.

'플로팅 오피스'도 그런 개념이다. 마케팅 담당자는 홍콩이나 중국 등 원하면 어디에서든 근무할 수 있다. 본사와는 전화나 화상회의로 수시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애플 관계자는 "플로팅 오피스 개념에 따라 근무하므로 지사에 소속됐다는 개념보다는 본사소속으로 지역사무소에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아이폰이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예상도 조직 내부와 외부에 탄탄한 협력관계를 맺어온 애플의 파워와 무관치 않다. 아이폰은 미국 AT&T를 통해 지난해 7월 출시돼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공급 물량이 딸릴 정도다. 올해는 아시아 국가에 시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기존의 MP3플레이어,휴대폰,인터넷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신가치를 창출할 제품"이라면서 "애플의 협력관계가 창조적 제품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