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0일 4ㆍ9총선 공천과 관련해 "밀실정치는 안되고 사당화나 공천에 사심이 개입될 경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측근들과 만찬회동을 갖고 "공천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이 발족한 가운데,박 전 대표의 이런 강경발언은 이명박 당선인 측에 '공개 경고'의 메시지라고 측근들은 해석했다. 때문에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만찬 자리는 김용갑 의원의 '정계은퇴'에 대한 피로연을 겸해 마련됐으며,측근 의원 30여명이 모였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이 당선인 측과의 공천 갈등을 의식한 듯 초장부터 의미심장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전략적으로 공천을 늦춘다든지,물갈이를 한다든지(하는 말이 들린다), 누가 누구를 향해 물갈이를 한다는 이야기냐"며 이 당선인 측과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박 전 대표는 특히 "지난번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ㆍ김학원 최고위원이 말한 것을 다 들었다. 옳은 지적"이라고 말했다. '공천 40% 물갈이'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방호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한 데 대해 힘을 실어 준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공천은 새 정부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