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800선에 대한 지지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이는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미국의 경기 연착륙 여부가 단기내 판가름나기 어렵다는 점 등에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1800선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지켜내는 것이나, 지난 2003년 이후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외부 충격에 의해 200일선을 하회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은 10일 "미국의 주택경기 하강 및 유가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장기화될 경우 200일선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우려가 현실화되었을 때의 대처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이후 코스피가 외부 충격에 의해 200일선 아래로 밀려났던 적은 2004년 차이나쇼크와 2006년 버냉키쇼크 때였다.

두 시기를 비교해보면 2004년 차이나쇼크 당시에는 조정 기간이 석달이나 지속됐고 하락률도 23%에 달했다. 버냉키쇼크의 경우 하락 기간은 한달, 낙폭은 18% 정도였다.

차이나쇼크 당시에는 주가 하락뿐 아니라 경기의 하강도 병행이 됐었고,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수준이 떨어지면서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주식을 덜 팔았다.

반면 버냉키쇼크 때는 경기하강의 폭과 기간이 짧았고 불확실성이 단기내 해소되면서 주가 조정도 견딜만한 수준에서 이루어졌지만, 외국인이 한달간 약 4조5000억원에 가까운 물량을 쏟아냈다.

한편 직전 고점인 2007년 10월31일 이후 지난 8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두달 남짓 조정을 거쳤고, 이 기간 동안 지수는 11.6% 하락했다.

외국인 매도 규모는 벌써 11조원을 넘어섰고,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에서 12.1배로 낮아졌다. 경기동행지수는 완만한 둔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외부 충격요인인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상반기, 적어도 1분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번 주가 조정의 기간은 차이나쇼크 때와 유사하게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주가 조정의 강도는 국내 경기의 하강이 크게 또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에서 버냉키쇼크 때와 마찬가지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가 조정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눈높이를 낮추고 지수보다는 종목별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

신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건설주와 금융주, 4분기 및 상반기 실적 호전 예상주, 우량 중소형주 및 코스닥 종목과 기관 선호주를 관심대상으로 제시했다.

종목으로는 △대한해운한미약품현대중공업 △한화 △GS오리온호텔신라다음에스에프에이소디프신소재LG마이크론현대제철NHN두산중공업LS전선GS건설대한전선 등을 꼽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