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공항면세점엔 왜 없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 수백개의 내로라 하는 해외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인천 국제공항 면세점.이곳에서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브랜드가 있다.
무엇일까? 정답은 명품 업계 1위 브랜드인 루이비통이다.
#2 롯데백화점은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1위다.
막강한 '바잉 파워' 덕분에 브랜드마다 롯데 입성에 목을 맨다.
이런 롯데지만 특급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를 파는 매장은 한 군데도 없다.
명품관 에비뉴엘을 비롯해 전국 24개 롯데백화점 매장에 에르메스를 단 한 곳도 유치하지 못한 것.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다른 백화점들에 에르메스가 진출해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통과 제조업체 간 힘의 역학이 유통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특급 명품 브랜드만큼은 예외다.이들은 자신의 전략과 셈법에서 벗어난다면 많은 돈을 벌어주는 유통 매장이라도 입점을 거부하곤 한다.
◆전 세계 공항 면세점엔 루이비통이 없다
루이비통의 '공항 기피증'은 프랑스 드골 공항에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본사 차원의 확고부동한 전략이다.
첫 번째 이유는 협소한 공간 때문이다.
한 백화점 MD(상품기획자)는 "롯데 에비뉴엘의 루이비통 매장은 일반 명품 매장의 2∼3배 크기인 150평이고 지난해 개장한 홍콩 매장은 200평을 넘는다"며 "잡화,의류,주얼리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제품 구색이 가장 다양한 루이비통으로선 비좁은 공항 면세점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특정 국가의 공항에 매장을 내기 시작하면 유럽,미국,일본 등 전 세계 주요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럭셔리(mcluxury=맥도날드와 럭셔리의 합성어.대중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럭셔리 제품)와 위버럭셔리(uverluxury=가격 등에서 일반 럭셔리를 초월하는 초특급 명품)의 경계를 오가는 루이비통의 고민이 담겨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공항 면세점만큼은 매장을 내지 않음으로써 지나친 대중화를 피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에르메스와 롯데는 악연?
위버럭셔리의 대명사격이자 국내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인 에르메스는 롯데백화점에 대해 '고집'을 피고 있다.명품관 애비뉴엘은 물론,최근 문을 연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매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신세계 변수'가 에르메스와 롯데 간 관계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한 백화점 MD는 "신세계 명품관을 열기 한참 전인 2004년 무렵부터 에르메스 유치에 사활을 걸고 움직이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전형선 에르메스코리아 사장이 사적으로도 가까워졌다"며 "에르메스가 에비뉴엘을 외면하고 신세계 명품관에 들어간 데는 이런 사정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또 다른 혈전을 준비 중인 부산 센텀시티에서도 에르메스는 신세계에만 들어갈 예정이다.'에르메스'는 신세계 강남점 입점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롯데의 대중적인 이미지와 희소성을 중시하는 '에르메스'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에르메스 본사 차원의 정책이 아니라 전형선 지사장의 호불호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며 "명품 시장이 더 커지면 1등 백화점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무엇일까? 정답은 명품 업계 1위 브랜드인 루이비통이다.
#2 롯데백화점은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1위다.
막강한 '바잉 파워' 덕분에 브랜드마다 롯데 입성에 목을 맨다.
이런 롯데지만 특급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를 파는 매장은 한 군데도 없다.
명품관 에비뉴엘을 비롯해 전국 24개 롯데백화점 매장에 에르메스를 단 한 곳도 유치하지 못한 것.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다른 백화점들에 에르메스가 진출해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통과 제조업체 간 힘의 역학이 유통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특급 명품 브랜드만큼은 예외다.이들은 자신의 전략과 셈법에서 벗어난다면 많은 돈을 벌어주는 유통 매장이라도 입점을 거부하곤 한다.
◆전 세계 공항 면세점엔 루이비통이 없다
루이비통의 '공항 기피증'은 프랑스 드골 공항에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본사 차원의 확고부동한 전략이다.
첫 번째 이유는 협소한 공간 때문이다.
한 백화점 MD(상품기획자)는 "롯데 에비뉴엘의 루이비통 매장은 일반 명품 매장의 2∼3배 크기인 150평이고 지난해 개장한 홍콩 매장은 200평을 넘는다"며 "잡화,의류,주얼리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제품 구색이 가장 다양한 루이비통으로선 비좁은 공항 면세점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특정 국가의 공항에 매장을 내기 시작하면 유럽,미국,일본 등 전 세계 주요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럭셔리(mcluxury=맥도날드와 럭셔리의 합성어.대중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럭셔리 제품)와 위버럭셔리(uverluxury=가격 등에서 일반 럭셔리를 초월하는 초특급 명품)의 경계를 오가는 루이비통의 고민이 담겨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공항 면세점만큼은 매장을 내지 않음으로써 지나친 대중화를 피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에르메스와 롯데는 악연?
위버럭셔리의 대명사격이자 국내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인 에르메스는 롯데백화점에 대해 '고집'을 피고 있다.명품관 애비뉴엘은 물론,최근 문을 연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매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신세계 변수'가 에르메스와 롯데 간 관계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한 백화점 MD는 "신세계 명품관을 열기 한참 전인 2004년 무렵부터 에르메스 유치에 사활을 걸고 움직이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전형선 에르메스코리아 사장이 사적으로도 가까워졌다"며 "에르메스가 에비뉴엘을 외면하고 신세계 명품관에 들어간 데는 이런 사정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또 다른 혈전을 준비 중인 부산 센텀시티에서도 에르메스는 신세계에만 들어갈 예정이다.'에르메스'는 신세계 강남점 입점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롯데의 대중적인 이미지와 희소성을 중시하는 '에르메스'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에르메스 본사 차원의 정책이 아니라 전형선 지사장의 호불호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며 "명품 시장이 더 커지면 1등 백화점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