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순위에서 최근 중소형주 펀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주식형 펀드(설정액 50억원 이상) 1개월 수익률 집계 결과 상위 20개 중 중소형주 펀드로 분류되는 상품이 16개였다.중소형주 펀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유리스몰뷰티'가 클래스별로 1~3위에 나란히 오른 것을 비롯해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주식1'(5위) '세이가치형주식' C2와 A1(각각 8,9위) '한국부자아빠거꾸로K-2'(14위) 등 주요 운용사의 대표 중소형주 펀드들이 골고루 최상위권에 포진했다.최근 대형주들이 미국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반면 자산가치가 높고 실적이 좋은 중소형주들의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년간 펀드 성과를 돌이켜보면 중소형주 펀드의 최고 전성기는 2005년이었다.당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간 수익률 평균은 56.16%였다.그해 연간 1위를 차지한 '유리스몰뷰티'의 수익률은 무려 124.39%에 달해 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세 자리 수익률을 기록했다.2위에 오른 '신영마라톤주식A'도 90.28%로 원금을 거의 2배로 불렸고 5위를 차지한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1클래스A'도 79.69%에 달하는 등 중소형주 펀드들이 탁월한 수익률을 과시했다.

이듬해에는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연간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1.6%에 불과했던 2006년 한 해 동안 이 상품은 17.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상반기 평균 12%대의 손실을 내며 고전했던 중소형주들이 하반기 들어 대형주 상승률을 크게 앞서며 선전한 덕분이었다.'유리스몰뷰티'도 연간 11.89%로 2위를 차지해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중소형주 펀드들은 지난해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특히 하반기부터 시장이 대형주 위주로 흐르면서 중소형주들은 철저히 소외받았다.지난해 연간 상위 10위권에 중소형주 펀드는 단 한 개만 이름을 올렸다.일부 운용사는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를 편지로 일일이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강한 상승 흐름을 다시 탈 경우 대형주 펀드가 유리하지만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조정이 길어질 경우 가치주 펀드를 포함한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가치주와 배당주 등을 많이 편입하는 중소형주 펀드의 경우 조정장에서 수익 방어력이 크기 때문이다.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장은 "2005~2006년의 경우 한국 증시의 재평가로 중소형주 펀드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지만 앞으로는 펀드 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어서 운용전략 등을 세밀하게 비교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