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등 `4强특사' 면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은 11일 박근혜 전 대표가 전날 `4.9 총선' 공천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잘못 간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측근들은 일제히 "공천은 당에서 하는 일로 이 당선인과는 무관하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당선인이 직접 공천문제에 휘말릴 경우 정권인수 및 조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과 함께 취임도 하기 전에 박 전 대표와 갈등양상을 연출하는 것 또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8대 총선 공천은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할 것으로 안다"면서 "공천에 관한 것은 전적으로 당에 물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도 "공천은 전적으로 당의 몫이다.

자꾸 이 당선인을 공천과 연계시키지 말라"고 당부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공천 발언은 이 당선인이 아니라 당 지도부에 `공정 공천'을 주문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절제된 공식반응과는 달리 내부에선 부글부글 끓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측근은 "공천 잘잘못의 기준이 도대체 뭐냐"면서 "자기네 맘에 들게 공천이 이뤄지면 공정한 것이고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불공정 공천, 밀실 공천이냐"고 일갈했다.

이처럼 공천을 둘러싼 양 진영간 갈등이 재점화될 상황에 놓인 가운데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가 이날 오후 회동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두 사람의 단독 회동이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개국에 파견될 특사단을 한꺼번에 만나는 자리여서 특사파견 이외의 주제에 대한 대화가 오갈 가능성은 작지만 당내 공천잡음과 박 전 대표의 `총리직 고사'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언급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심 측근은 "대화 도중 자연스럽게 공천 문제나 총리 인선 문제가 거론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당선인과 `4강(强) 특사' 면담에는 미국 정몽준, 일본 이상득, 중국 박근혜, 러시아 이재오 의원 등 4개국 특사단장을 비롯한 특사단 전원이 참석한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