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률 산정방식 변경 … 화재ㆍ연금도 잇따라 오를듯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암보험과 건강보험의 신규 보험료가 오는 4월부터 오를 전망이다.

같은 시기 손해보험사들의 화재보험과 여행자보험의 신규 보험료도 줄줄이 인상된다.이 같은 보험에 가입하려 한다면 서두르는 게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다.

◆암보험 조기 가입은 필수

암보험은 사라지고 있는 상품이다.보험사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판매를 중단하고 있어서다.삼성.대한.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가 대표적이다.그나마 암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4월에 또다시 보험료를 올릴 계획이어서 암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암보험료가 인상되는 이유는 생보사들이 보험료 산출 방식을 변경해서다.현재는 암 같은 질병과 재해로 인한 입원비를 보장하는 보험료를 책정할 때 보험개발원이 제시한 표준위험률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만 4월부터는 신규 가입자에 대해 보험사별 자체 경험위험률을 반영한다.

입원비뿐 아니라 암 진단 담보에 대해서도 경험위험률이 적용된다.이렇게 되면 암보험 외에도 일반적으로 입원비와 진단 특약이 들어가는 건강보험이나 치명적 질병(CI)보험의 신규 보험료도 인상된다.

이미 경험위험률을 반영하고 있는 '빅3'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형 생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표준위험률을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암보험과 건강보험료가 현재보다 10% 가까이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다른 보험사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연금.민영의료보험↑,종신보험↓

손보사들도 생보사들처럼 오는 4월부터 경험위험률을 일정부분 반영해야 한다.재물담보와 보장기간이 1년 미만인 아파트 화재 및 개인 상해와 연관된 보험에 한해서다.다시 말하면 장기 화재보험과 단기 여행자보험,골프보험,스키보험의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얘기다.여행자.골프.스키보험은 대부분 1회성 보험들이어서 빨리 가입하는 게 큰 의미가 없지만 화재보험은 장기보험이어서 4월 전에 드는 게 유리하다.

경험위험률 적용 폭은 내년에 더욱 넓어진다.보험료 인상이 올해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내년 4월에는 생보사들이 생존.사망.재해담보에 대해 경험위험률을 새롭게 반영한다.이 때문에 인기 상품인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의 보험료 체계가 달라진다.

평균수명이 계속 길어짐에 따라 현재로서는 연금보험료는 올라가고 종신보험료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결국 연금보험은 가능하면 일찍 가입하면 좋고 종신보험은 그리 서두를 필요는 없게 된다.단 종신보험은 젊을 때 들수록 내야 할 보험료가 줄어들어 가입시기에 따른 손익계산을 따져봐야 한다.

손보사들은 내년 4월부터 질병과 상해담보에 대해 새롭게 경험위험률을 적용하게 된다.이렇게 되면 손보사들이 취급하는 건강보험료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민영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험위험률을 적용하면 전반적으로 보험료가 올라가는 게 맞지만 나이와 성별에 따라 보험료가 떨어지는 계층도 있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