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제 해법찾기에 고심하는 동부 김준기 회장 "은퇴해야지" 깜짝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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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경영난제 얼마나 답답했으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외부 행사에는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그룹 경영에만 전념하는 스타일이다.그런 김 회장이 지난해 초 전경련 회의 이후 1년여 만의 공개된 외출에서 뜻밖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지난 10일 밤 9시께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모친인 고(故) 하정임 여사 빈소(서울대병원 장례식장)를 찾아 조문하는 자리에서다.
김 회장은 이날 조문을 마친 후 올해 경영구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CEO(최고경영자) 더 할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그는 이어 "(CEO를) 40년 정도 했으면 많이 하지 않았나요.이제 은퇴해야지…"라고 덧붙였다.듣기에 따라서는 '경영 2선 후퇴'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날 발언은 실제 경영일선 은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최근 그룹이 안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평소 김 회장은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지만,때로는 농담 섞인 말로 복잡한 속내를 표현하곤 한다"며 "40년간 동부를 창업하고 중견그룹으로 키워내면서 느낀 경영의 어려움을 '은퇴하겠다'란 말 속에 담아낸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경영자로서 40년 소회와 함께 최근 경영상의 어려움을 표현했다는 얘기다.
실제 김 회장은 요즘 그룹이 안고 있는 경영 난제를 풀기 위해 고심 중이다.무엇보다 약 2조원에 달하는 동부하이텍(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 합병법인)의 부실을 털어내고 반도체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한다.지난해 시작한 동부제강의 제철사업에 필요한 6000억원의 투자자금도 확보해야 한다.여기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도 하루 빨리 발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결국 이날 김 회장의 발언은 동부그룹의 창업주로서 산적한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고독한 결정자'의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회장은 앞으로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그는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을 앞둔 지난해 2월 "전경련 부회장으로 열심히 일하며 혁신을 주장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부회장직을 전격 사퇴했었다.
김 회장은 이날 '전경련 회장단 활동을 재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지난번 얘기했듯이 나 같은 사람은 (전경련 회의에) 나가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그는 이어 '전경련 회장이 바뀌었고 새 정권도 들어섰는데 복귀해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전경련 회장단에 복귀할)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김 회장은 이날 조문을 마친 후 올해 경영구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CEO(최고경영자) 더 할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그는 이어 "(CEO를) 40년 정도 했으면 많이 하지 않았나요.이제 은퇴해야지…"라고 덧붙였다.듣기에 따라서는 '경영 2선 후퇴'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김 회장의 이날 발언은 실제 경영일선 은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최근 그룹이 안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평소 김 회장은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지만,때로는 농담 섞인 말로 복잡한 속내를 표현하곤 한다"며 "40년간 동부를 창업하고 중견그룹으로 키워내면서 느낀 경영의 어려움을 '은퇴하겠다'란 말 속에 담아낸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경영자로서 40년 소회와 함께 최근 경영상의 어려움을 표현했다는 얘기다.
실제 김 회장은 요즘 그룹이 안고 있는 경영 난제를 풀기 위해 고심 중이다.무엇보다 약 2조원에 달하는 동부하이텍(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 합병법인)의 부실을 털어내고 반도체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한다.지난해 시작한 동부제강의 제철사업에 필요한 6000억원의 투자자금도 확보해야 한다.여기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도 하루 빨리 발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결국 이날 김 회장의 발언은 동부그룹의 창업주로서 산적한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고독한 결정자'의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회장은 앞으로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그는 차기 전경련 회장 선출을 앞둔 지난해 2월 "전경련 부회장으로 열심히 일하며 혁신을 주장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부회장직을 전격 사퇴했었다.
김 회장은 이날 '전경련 회장단 활동을 재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지난번 얘기했듯이 나 같은 사람은 (전경련 회의에) 나가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그는 이어 '전경련 회장이 바뀌었고 새 정권도 들어섰는데 복귀해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전경련 회장단에 복귀할)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