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법보다 가깝고 힘이 센 것은 꽈ㄴ시(關係)다! 모든 중국인에게 '꽌시'는 그냥 '관계'가 아니라 삶과 직결된 생활의 방도이며,특히 비즈니스 맨에게는 장사 그 자체이자 돈이고 목숨이다."

중국 비즈니스의 핵심인 꽈ㄴ시를 기업소설 형식으로 다룬 '꽈ㄴ시 전쟁'(푸스 지음,한정은 옮김,전2권,푸르메)이 번역돼 나왔다.저자는 대학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거액을 번 경영인이고 한때는 범죄 용의자였다.그는 중국에서 가장 극적인 비즈니스로 불리는 경매 사업으로 떼돈을 거머쥐었다가 하루 아침에 무너져 내린 경험을 통해 의 명암을 생생하게 그린다.그 속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암투와 거래,치열한 경쟁 등이 논픽션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그는 '3D 경매회사'를 운영하는 장중핑을 주인공으로 삼아 '상궤를 벗어나지 않으면 돈을 벌 기회가 없다.그러나 너무 치솟은 나무는 벼락에 맞는 법,지나치게 벗어나지는 말고 보이지 않게 하라' 등의 노하우들을 알려 준다.

특히 1권 '경매의 사냥꾼'에 중국인들의 숨은 의식이 잘 드러나 있다.'상도(商道)가 곧 인도(人道)다.장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처세를 잘해야 하고 처세를 잘하면 장사도 그만큼 쉽다.''상대보다 실력과 지명도가 좋더라도 상대가 나보다 비공식적인 수단에 밝으면 성패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진다.''사업을 하는 건 아주 간단하다.먼저 자신의 장부를 살펴보고,상대에게 여지를 주고,차이 속에서도 공통점을 찾고,윈윈하라!'

2권 '관계의 재구성'에서는 '규칙을 만들 수 없다면 규칙에 적응하라' 등의 지침이 이어진다.주인공이 주심 법관인 허우창핑과 '호형호제'의 관계를 만들려고 애쓰며 하는 생각.'호형호제라는 것이 무엇인가? 함께 짬밥을 먹었거나,발가벗고 같이 시골길을 뛰어다녔거나,같은 학교를 졸업했거나,함께 여자가 있는 술집을 들락거리거나,부당한 이권을 서로 나눠 가지는 사이를 말한다.오늘날의 호형호제는 이런 것이었다.'

이 책은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비즈니스 맨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충고를 들려 주는 '멘토'다.

416~419쪽,각권 1만1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