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팔순연이 11일 한나라당과 이른바 '민주계' 인사 700여명이 총출동한 가운데 치러졌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강재섭 대표,이방호 사무총장,나경원 대변인 등 차기 정부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이와 함께 이홍구 이한동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 최형우 전 내무장관,윤관 전 대법원장 등 YS정부 시절 각료를 지낸 이들도 자리를 함께했으며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서석재 전 의원 등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은 후 YS와는 소원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김수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덕룡 김무성 의원,홍인길 전 총무수석 등 팔순연을 준비한 인사들도 '거물급'으로 꾸려졌다.

팔순연은 YS가 만든 신한국당의 후신인 한나라당이 10년 만에 정권을 찾아온 시점에 치러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1997년 대선 패배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민주계 인사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했기 때문이다.

YS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부터 이 당선인을 여러 경로에서 도왔던 점을 감안할 때 YS의 정치적 영향력이 일정 부분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측근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자리는 아니고,비서로 모셨던 사람들이 팔순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고 해서 모임을 준비하다 일이 커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