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가산금리 1.45%P로 10억달러 차입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무려 1.4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부담하면서 10억달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등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잘못 읽어 외화차입 시기를 뒤로 미뤘던 은행들도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받게 됐다.

산업은행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10억달러의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다고 발표했다.지난해 10월 일본시장에서 6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외국기업이 일본시장에서 엔화표시로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한 이후 석 달 만이다.

산은이 이번에 발행한 글로벌 채권의 만기는 5년이며 미국 국채 금리에 218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리보(런던은행간 금리) 가산금리로 환산하면 스프레드(금리차)는 145bp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산은이 시기를 잘못 잡는 바람에 상당한 금융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산은이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당시인 지난해 10월 달러표시 채권 발행을 모색했으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경색이 향후 완화될 것으로 판단해 발행을 연기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관여한 세계적 투자은행의 손실규모가 11월 드러나기 시작했고 국제금융시장은 급속히 냉각돼 가산금리가 더 올라갔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국제금융시장을 정확히 읽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지금 10억달러 해외채권을 발행한 것은 앞으로도 시장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어 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