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삼성투신운용 입사 8년차인 임모씨(36)는 지난해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랐다. 회사 지원으로 지난 2년간 성균관대 MBA인 SKK-GSB를 마친 후 연봉이 40% 가까이 뛴 것. 김씨는 "MBA스쿨(경영전문대학원) 졸업 후 업무영역이 국내 채권파트에서 해외 채권부문으로 바뀌었다"며 "회사 덕에 개인 경력 관리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2.삼성전자 마케팅팀 과장으로 근무 중인 김모씨도 국내 MBA스쿨 덕에 커리어 전환에 성공한 케이스다. 입사 후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일했던 그는 2004년 KAIST 테크노 MBA스쿨 졸업 후 과장으로 승진했다. 김씨는 "MBA스쿨 덕분에 마케팅팀으로 갈 수 있었다"며 "승진까지 하면서 억대 연봉을 넘보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회사 밖에서 이뤄지는 사내교육' 정도로 여겨졌던 직장인의 MBA스쿨이 연봉 인상과 승진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황금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MBA스쿨들은 지금까지 기업이 학비를 댄 직장인 학생의 경우 연봉 인상률이 낮아 졸업을 전후한 연봉 변화 통계에도 넣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우수 인력을 국내 MBA로 보내 재교육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기업이 보낸 MBA스쿨 졸업자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2년 전부터 KAIST 테크노 MBA스쿨에 직원을 보내고 있는 현대자동차 인사 담당자는 "시스템 분석팀에서 일했던 대리가 MBA 졸업 후 글로벌 IT 전략팀 과장으로 승진했다"며 "과거에는 회사에서 돈을 대 직원들이 MBA 과정을 이수할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의 마음을 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 대형 금융회사 인사 담당자도 "97년 입사 후 줄곧 홍보팀에서 일하던 직원이 성균관대 SKK-GSB 졸업 후 사내 공모를 통해 IB본부로 자리를 옮겼다"며 "해외 명문 MBA를 이수한 외부 인력에게 주는 연봉과 엇비슷한 대우를 해 줘야 직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