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개로는 위험하다.무조건 섞어라' 올해 펀드시장의 화두는 단연 'MIX'다.

증시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현실을 반영하듯 한 곳에 '몰빵'하는 펀드보다는 여러 상품의 장점을 골고루 섞는 이른바 '짝짓기 펀드'의 인기가 수직상승하고 있다.섞는 방법도 산업분야에서 주요국 증시까지 다양하다.

한국투신운용에서 내놓은 '에릭스펀드'가 전형이다.에릭스(ERICs)는 에너지(Energy),원자재(Resources),사회간접자본(Infra),소비재(Consumer) 등 네 가지 섹터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각각의 섹터는 올해 해외펀드 시장에서 최고 투자유망 대상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하나만 취하자니 리스크가 있고 아까우니 네 가지 장점을 모두 살리자는 게 이 펀드의 취지다.지난 7일 설정된 지 3일 만에 100억원이 몰렸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지역에 분산 투자하는 브릭스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대 히트상품 자리에 올랐다.

중국과 인도에 분산투자하는 '친디아 펀드' 또한 이머징 시장을 대표하는 두 나라의 고속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상품이다.'믹스' 바람은 나아가 중동산유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신흥시장 중의 신흥시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프런티어마켓 펀드가 그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섞는다고 능사는 아니다.분산투자의 핵심은 특정 자산이 위험에 처할 때 다른 자산에서 그 위험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에 있다.펀드 선택 시 투자이익 확대보다 리스크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