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기(裵 成 基) <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skbae@kpc.or.kr >

며칠 전 고구마 한 상자를 선물받았다.필자가 몸담은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CEO과정'을 마친 분이 보낸 것이다.'길지 않은 교육기간이었지만,경영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고맙다'는 감사편지와 함께.마음이 담긴 선물이어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아마도 그 분은 많은 교육내용 가운데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 극히 일부분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던 것이리라.

필자는 조직의 특성상 현장근로자부터 CEO까지,학생티를 갓 벗은 20대부터 관록이 묻어나는 전문가들까지 다양한 사람을 접한다.따로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어려워 조찬 학습 모임에 참석하거나,차로 두세 시간 걸리는 지방에서 매주 이틀씩 상경해 야간학습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보면 '배움에는 끝이 없고,열정과 나이는 무관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이런 열정은 최신 발명품마저 금세 진부해져 버리는 광속의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현이리라.그래서 에릭 호퍼도 "급변하는 시대에 끊임없이 학습하는 사람은 미래를 물려받지만,그렇지 않은 사람은 과거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예산관리처(OMB) 추정에 따르면,미국 민간 소유 상업건물과 설비의 가치는 13조달러지만 기술이 체화된 인적자본의 가치는 48조달러에 달한다고 한다.지식기반사회에서 인적자본의 가치는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개인이나 조직은 성공에 필요한 교육과 학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교육과 학습은 새로운 변화나 기대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생존과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럽게도 모토로라는 교육훈련에만 매년 1억달러를 쓰고,GE는 급여총액의 4%를 인적자원개발에 투자하면서 전 세계 31만명의 직원 중 매년 1만명을 재교육시킨다고 한다.교육과 학습은 동기 인식이 선행돼야 하며,개인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조직운영의 대표적 품성으로서 리더의 관심과 의지가 조직문화에 체화될 때 비로소 옹골찬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일수록 인간의 진화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사고 유연성이 높다고 한다.이는 생존과 진보를 향한 최선의 길이기 때문일 것이다.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미래를 준비하는 열정이 뜨거운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다시 한 번 다듬어야겠다.올 연말에도 속이 노랗게 물든 또 하나의 고구마 선물을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