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경기침체(recession)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벌써 3주째 주요 지수가 하락했다.

주택경기 침체와 신용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됐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이번 주는 이런 우려감이 과연 타당한 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데다 물가 제조업 주택경기 등 각종 경제지표가 줄을 잇기 때문이다.

지난주 시작된 4분기 어닝시즌은 이번 주 들어 본격화된다.이번 주 관심의 초점은 금융주.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으로 또 얼마나 손실을 입었는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주요 금융회사는 씨티그룹(15일),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16일),메릴린치 워싱턴뮤추얼(17일) 등이다.

이 중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는 지난 3분기 대규모 상각을 실시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상각규모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그룹의 경우 4분기에만 15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란 게 월가의 추산이다.큰 손실로 대규모 감원과 배당금 삭감 등 구조조정 계획도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증시에는 여전히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릴린치도 사정이 비슷해 4분기 상각규모가 1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역시 해외에서 40억달러의 자본유치를 추진 중이다.

이번 주에는 또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15일)과 '빅블루' IBM(17일)도 실적을 내놓는다.기술주를 대표하는 종목인 만큼 기술주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IBM의 경우 미국 기업의 전산투자가 경기둔화 영향을 어느 정도 받고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인텔은 견조한 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함께 '미국 경제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제너럴 일렉트릭(GE)도 18일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주에는 각종 경제지표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가장 주목할 지표는 16일 나올 12월 소비자물가.월가에서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로 전달(0.3%)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얘기되는 소비지표도 관심이다.그러나 15일 발표될 12월 소매매출 증가율은 0.1%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18일 나올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도 전달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17일 발표될 12월 주택착공 실적 및 건설허가 실적도 전달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16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이 발표된다.내용에 따라 오는 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어느 정도 내릴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