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할리우드 대작들에 밀려 11년 만에 처음으로 관객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한국 영화가 연초부터 스타 여배우들을 앞세워 설욕을 노린다.

톱 여배우 주연의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돼 외화들과 경쟁을 벌이게 된다.

지난해 말 월드스타 김윤진 주연의 '세븐 데이즈'가 200만명 관객을 동원한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0일 개봉된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톱스타 문소리ㆍ김정은 투톱으로 흥행몰이에 나섰다.

개봉 하루 전인 9일 영화진흥위원회(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예매 점유율이 52.31%로 나온 것을 비롯해 맥스무비ㆍ티켓링크ㆍ인터파크 등 주요 인터넷 사이트 예매 점유율이 30∼40%에 달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실화를 소재로 감동과 재미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로 꼽히는 문소리 등이 절망하지 않는 여자 핸드볼 선수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오는 31일에는 톱스타 전지현이 나오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가 개봉된다.

'말아톤'을 만든 정윤철 감독의 신작 휴먼 드라마인 이 영화에서 전지현은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믿는 남자를 관찰하는 다큐멘터리 PD역을 맡았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기파 배우 황정민까지 가세해 설연휴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충무로에서 '원-톱'으로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배우로 꼽히는 김하늘이 출연하는 로맨틱 멜로 '6년째 연애중'도 다음 달 5일 개봉돼 설연휴 극장가를 노린다.

김하늘은 2006년 '청춘만화' 이후 처음으로 스크린에 등장해 가수 출신인 윤계상과 함께 오래 사귄 커플의 연애 비법을 알려준다.

또 지난 10일 개봉된 '무방비도시'에서는 청순한 이미지의 대명사인 손예진이 소매치기 조직의 보스로 변신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이미숙ㆍ김민희ㆍ안소희가 세대별로 다른 여성의 연애 심리를 보여주는 '뜨거운 것이 좋아'(17일 개봉),TV드라마 스타인 이보영이 박용우와 함께 일본에 빼앗긴 대형 다이아몬드를 찾아 나서는 코믹 액션물 '원스 어폰 어 타임'(31일 개봉)도 한국 영화의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영화평론가 이원씨는 "나름대로 연기력을 검증받은 여배우들이 나오는 데다 내용이 괜찮은 작품이 많아 지난해 개봉된 송혜교 주연의 '황진이'나 김태희의 '싸움'과는 다른 흥행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