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집중분석] (2) 영등포구 신길지구 … 내년 하반기께 주택 첫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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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은 3차 뉴타운 14곳 가운데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른 곳이다.
일선 구청이 주민들의 동의를 거쳐 만든 뉴타운 건설계획을 서울시가 승인해 계획결정고시를 한 곳은 신길뉴타운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께 주택을 첫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길뉴타운은 여의도와 영등포 부도심은 물론 최근 개발이 확정된 용산국제업무단지와도 가까워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뉴타운 내 사업구역은 총 16개로 사업이 완료되는 2015년에는 '직주근접형' 주거단지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부지는 영등포구 신길동 236 일대 146만9910㎡(44만4000여평)로 단독주택과 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다.다른 뉴타운과 달리 '지분쪼개기'가 성행하지 않아 다세대 주택은 많지 않은 편이다.
뉴타운의 위치가 좋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북쪽에는 상업·쇼핑시설이 밀집한 영등포 부도심이 인접해 있고 여의도와 가깝다.
용산국제업무단지까지는 자동차로 15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남쪽으로는 구로디지털단지가 가깝다.이처럼 입지 조건이 좋아 2㎞ 정도 떨어진 노량진 뉴타운과 함께 상업지역의 유망 배후주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1호선과 7호선으로 둘러싸여 있어 교통여건도 좋은 편이다.7호선 신풍역과 보라매역이 맞닿아 있고 5호선 영등포역도 가깝다.신설될 신안선선(청량리~안산)과 경전철 신림선(여의도~서울대)이 뉴타운을 관통할 예정이어서 여의도 등과의 연계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16개 사업구역 가운데 아직까지 조합추진위원회를 설립한 곳은 한 곳도 없지만 반대 여론이 거의 없어 올 봄에는 여러 개의 조합추진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엔 주택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신길뉴타운은 도시재정비촉진법이 생기기 전인 2003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을 정도로 주민들의 사업 의지가 강하다"며 "의견 조율기간도 길었던 덕에 불협화음이 적어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택은 1만8181가구로,사업이 끝나는 2015년에는 1만8845가구로 늘어나게 된다.인구는 5만6730명에서 5만878명으로 소폭 감소한다.
주택크기별 건설비율은 당초 전용면적 60㎡ 이하는 40%,60~85㎡ 35%,85㎡ 초과는 25%였으나,큰 주택의 비율을 늘려 달라는 주민 여론을 수렴해 주택비율이 각각 30%,40%,30%로 조정됐다.
16개 세부구역 가운데 13구역(신미아파트)과 10구역(남서울아파트)만 재건축이고,나머지는 재개발사업이다.다만 보라매역 주변 6구역은 주택노후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존치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2011년부터나 재개발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뉴타운 북쪽 도신로와 붙어 있는 1구역과 15구역 등에는 최고 35층짜리 초고층 타워형 아파트가 건설된다.뉴타운을 각각 남북방향과 동서방향으로 가로지르는 신길로와 가마산길 주변에는 그보다 조금 낮은 타워형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대로변 안쪽 아파트는 대부분 20층 안팎의 판상형으로 지어진다.
뉴타운 내부에는 3.4㎞의 순환형 도로가 조성되며 주요 도로 주변마다 공공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신길로와 가마산길이 교차하는 지역에는 쇼핑시설 등 근린상가가 조성된다.
도당공원·정보문화공원·바다공원 등 3곳을 신설하고 근린공원과 마을공원을 정비해 공원·녹지가 전체 부지의 10% 이상으로 현재보다 3배 이상 늘어난다.
또 중학교 1곳이 뉴타운 안에 추가로 문을 열며 도서관 종합복지센터 공연장 등 문화·복지시설도 5곳이 늘어날 예정이다.
2006년 10월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로 거래는 크게 위축된 상태지만,차기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로 관심이 차츰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보라매역 인근 사랑방공인 관계자는 "작년에는 매수 문의가 거의 없었지만 새해 들어서는 하루 3~4통씩 문의전화가 온다"며 "며칠 전에는 지어진 지 3년된 44.5㎡(13.5평)짜리 다세대가 3억원에 팔렸다"고 말했다.
현재 시세는 다세대 주택을 기준으로 3.3㎡(1평)당 3000만~3300만원 정도 되지만,이미 손바뀜이 여러 차례 이뤄진 탓에 매물은 많지 않다.일부 매물이 나와 있는 단독주택과 다가구 주택은 대지지분이 100㎡(30평) 이상인 것이 3.3㎡당 1500만원 안팎에 호가된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이미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지금 조합원 자격을 얻으려고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뉴타운 내 109㎡(33평)형 기존 아파트가 5억원 미만으로 호가되는 상황에서 지분을 사는 것은 건축비까지 감안하면 비용이 이 가격과 맞먹는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일반분양 아파트의 분양가가 통제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서울시 도시재정비심의위원회가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 등을 조건으로 승인을 내줬기 때문에 조합원 분양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길뉴타운은 사업 추진이 빠르고 입지도 뛰어나지만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이라면 가격이 너무 오른 만큼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