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인수위'도 좋지만 … 근무환경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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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박스 속 국민성공정책제안센터','실무회의 장소는 금융연수원 2층 식당','분과실무위원은 민원전화,팩스 및 복사,타이핑,보고서 작성 등 1인 4역'….
출범 보름 남짓된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면면들이다.
인수위가 각 부처에 예산 10% 절감을 주문한 뒤 스스로도 허리를 졸라매면서 인수위 소속 위원들의 근무 환경은 말 그대로 '최악'이다.일각에서 '작은 인수위'도 좋지만 인수위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 추가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담아내기 위해 인수위 안에 만들어진 국민성공정책제안센터.이 센터 핵심부서인 기획정책과와 전화접수처는 금융연수원 마당 한켠에 놓여있는 2개의 컨테이너 박스 안에 들어가 있다.13일 오후 기획정책과 컨테이너에 들어서자 연신 뿜어져 나오는 히터 바람에 밀폐된 공간 속 공기는 건조함 그 자체였다.이 곳에서 근무하는 한 자문위원은 "긴장 때문인지 아직은 건강에 별 이상을 못 느끼고 있다"면서도 "(내달 말) 인수위 업무를 마치고 나면 또한번 몸살을 앓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제안센터뿐만 아니다.다른 인수위 조직들도 대부분 사무실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금융연수원 본관 3층에 자리잡은 경제2분과 사무실.100㎡(약 30평) 남짓한 방에 인수위원 고위공무원 전문가그룹(자문위원) 등 30여명이 한데 모여 있다.중앙부처 과장급이 주류를 이루는 실무위원 책상은 데스크톱 PC와 자료집 하나를 놓으면 남는 공간이 없다.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상임 자문위원의 경우 소속 분과위에 와 봤자 제대로 앉을 자리도 없어 사무실 앞 커피자판기 주변을 서성이기 일쑤다.
금융연수원 2층 식당은 이 때문에 인수위원들이 가장 즐겨찾는 회의장소가 됐다.사회교육문화분과 이봉화 인수위원은 국민연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부처 실무자들과 회의를 할 때면 어김없이 이곳을 이용한다.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도 10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회의를 할 때엔 식당을 찾는다.기자들도 평상시 접근이 어려운 인수위원들을 식당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어 취재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과장급 실무위원들은 그야말로 1인4역이다.소속 부처의 업무 보고서 작성은 기본.여기에다 각종 자료 타이핑은 물론 자료 팩스 송수신 및 복사,민원 전화까지 받아 처리해야 한다.
'세븐 투 텐(7 to 10).'인수위원회 출퇴근 시간표다.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한다는 의미다.주말과 공휴일도 없는 '노 홀리데이'시스템이다.이 근무시간은 이명박 당선인이 인수위 첫 회의시간을 오전 7시30분으로 앞당기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이처럼 하루 15시간 이상씩을 근무하면서 일부 인수위 관계자들은 벌써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경제분과 한 관계자는 "감기에다 설사까지 겹쳐 몸이 엉망인 상태에서 일을 하다보니 점심 후에는 어김없이 식곤증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지방에서 합류한 인수위원들은 익숙지 않은 자취생활이 힘겹다는 설명이다.혼자 셋방살이를 하면서 하루 세끼를 금융연수원 식당에서 속칭 '짠밥'으로 해결한다.부산 동서대 교수인 김대식 인수위원(사회문화교육분과)은 지난해 초 이명박 캠프에 합류한 이후 1년 가까이 서울 여의도 오피스텔에서 홀아비 생활을 하고있다.경제2분과 자문위원인 김태경 동남발전연구원장은 "광화문 인근 한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다 감기ㆍ몸살로 고생한 이후 최근 인수위와 가까운 광화문 인근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겼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출범 보름 남짓된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면면들이다.
인수위가 각 부처에 예산 10% 절감을 주문한 뒤 스스로도 허리를 졸라매면서 인수위 소속 위원들의 근무 환경은 말 그대로 '최악'이다.일각에서 '작은 인수위'도 좋지만 인수위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 추가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담아내기 위해 인수위 안에 만들어진 국민성공정책제안센터.이 센터 핵심부서인 기획정책과와 전화접수처는 금융연수원 마당 한켠에 놓여있는 2개의 컨테이너 박스 안에 들어가 있다.13일 오후 기획정책과 컨테이너에 들어서자 연신 뿜어져 나오는 히터 바람에 밀폐된 공간 속 공기는 건조함 그 자체였다.이 곳에서 근무하는 한 자문위원은 "긴장 때문인지 아직은 건강에 별 이상을 못 느끼고 있다"면서도 "(내달 말) 인수위 업무를 마치고 나면 또한번 몸살을 앓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제안센터뿐만 아니다.다른 인수위 조직들도 대부분 사무실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금융연수원 본관 3층에 자리잡은 경제2분과 사무실.100㎡(약 30평) 남짓한 방에 인수위원 고위공무원 전문가그룹(자문위원) 등 30여명이 한데 모여 있다.중앙부처 과장급이 주류를 이루는 실무위원 책상은 데스크톱 PC와 자료집 하나를 놓으면 남는 공간이 없다.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상임 자문위원의 경우 소속 분과위에 와 봤자 제대로 앉을 자리도 없어 사무실 앞 커피자판기 주변을 서성이기 일쑤다.
금융연수원 2층 식당은 이 때문에 인수위원들이 가장 즐겨찾는 회의장소가 됐다.사회교육문화분과 이봉화 인수위원은 국민연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부처 실무자들과 회의를 할 때면 어김없이 이곳을 이용한다.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도 10여명 이상이 참가하는 회의를 할 때엔 식당을 찾는다.기자들도 평상시 접근이 어려운 인수위원들을 식당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어 취재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과장급 실무위원들은 그야말로 1인4역이다.소속 부처의 업무 보고서 작성은 기본.여기에다 각종 자료 타이핑은 물론 자료 팩스 송수신 및 복사,민원 전화까지 받아 처리해야 한다.
'세븐 투 텐(7 to 10).'인수위원회 출퇴근 시간표다.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한다는 의미다.주말과 공휴일도 없는 '노 홀리데이'시스템이다.이 근무시간은 이명박 당선인이 인수위 첫 회의시간을 오전 7시30분으로 앞당기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이처럼 하루 15시간 이상씩을 근무하면서 일부 인수위 관계자들은 벌써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경제분과 한 관계자는 "감기에다 설사까지 겹쳐 몸이 엉망인 상태에서 일을 하다보니 점심 후에는 어김없이 식곤증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지방에서 합류한 인수위원들은 익숙지 않은 자취생활이 힘겹다는 설명이다.혼자 셋방살이를 하면서 하루 세끼를 금융연수원 식당에서 속칭 '짠밥'으로 해결한다.부산 동서대 교수인 김대식 인수위원(사회문화교육분과)은 지난해 초 이명박 캠프에 합류한 이후 1년 가까이 서울 여의도 오피스텔에서 홀아비 생활을 하고있다.경제2분과 자문위원인 김태경 동남발전연구원장은 "광화문 인근 한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다 감기ㆍ몸살로 고생한 이후 최근 인수위와 가까운 광화문 인근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겼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