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産銀+企銀' 통합매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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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자 아예 우리금융과 기업은행까지 합쳐 메가뱅크를 만든 뒤 민영화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이 차기 정부와 금융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방안에 동의를 표시,공론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이들 세 은행이 하나로 통합되면 자산 기준으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두 배가 넘는 메가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국책은행 민영화하려면…
박 회장은 지난 12일 강원도 태백산 산행을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은행들을 모두 합쳐 글로벌 은행 하나를 만들어야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금융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을 한데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쪽으로 외자는 안 된다거나 재벌은 안 된다는 등의 조건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민영화를 위해서는 모든 제약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회장은 그 이유에 대해 "민영화가 되지 않으면 (정부 소유) 은행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규모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가 대주주로 돼 있는 소유구조를 바꿔야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세 은행을 통합해 매각할 경우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 등 기존 국내 은행들의 분발을 자극해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이런 장점들 때문에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에서도 이 같은 통합 매각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점 있지만 부정적 측면도
자산 500조원대의 초대형 은행 탄생은 글로벌 IB를 육성하겠다는 차기 정부의 정책과 통하는 부분이 있는 데다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매각 금액이 너무 커지는 데다 업무 성격이 달라 시너지효과를 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통합 은행을 살 능력이 있는 주체가 있느냐 하는 점.산업은행의 시가총액을 인수위가 밝힌 것처럼 60조원 정도로 추정할 경우 세 은행의 시가총액만 80조원이 넘는다.이 중 20%의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16조원의 인수자금이 들어간다.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거액을 조달할 수 있는 주체는 국내 산업자본 또는 외국자본이다.국민정서상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데,이 역시 제대로 된 민영화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과 펀드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통합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차익을 우선시하는 펀드가 장기간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경영권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인수 주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매각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
우리은행은 가계금융과 기업금융에서,산업은행은 IB에서,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에서 각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를 합쳐 놓았을 때 과연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오히려 개별 사업 부문을 다른 국내 은행에 매각하는 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이들 세 은행이 하나로 통합되면 자산 기준으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두 배가 넘는 메가뱅크가 탄생하게 된다.
◆국책은행 민영화하려면…
박 회장은 지난 12일 강원도 태백산 산행을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은행들을 모두 합쳐 글로벌 은행 하나를 만들어야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우리금융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을 한데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쪽으로 외자는 안 된다거나 재벌은 안 된다는 등의 조건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민영화를 위해서는 모든 제약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회장은 그 이유에 대해 "민영화가 되지 않으면 (정부 소유) 은행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규모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가 대주주로 돼 있는 소유구조를 바꿔야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세 은행을 통합해 매각할 경우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 등 기존 국내 은행들의 분발을 자극해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이런 장점들 때문에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에서도 이 같은 통합 매각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점 있지만 부정적 측면도
자산 500조원대의 초대형 은행 탄생은 글로벌 IB를 육성하겠다는 차기 정부의 정책과 통하는 부분이 있는 데다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매각 금액이 너무 커지는 데다 업무 성격이 달라 시너지효과를 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통합 은행을 살 능력이 있는 주체가 있느냐 하는 점.산업은행의 시가총액을 인수위가 밝힌 것처럼 60조원 정도로 추정할 경우 세 은행의 시가총액만 80조원이 넘는다.이 중 20%의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16조원의 인수자금이 들어간다.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거액을 조달할 수 있는 주체는 국내 산업자본 또는 외국자본이다.국민정서상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데,이 역시 제대로 된 민영화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과 펀드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통합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차익을 우선시하는 펀드가 장기간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경영권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인수 주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매각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
우리은행은 가계금융과 기업금융에서,산업은행은 IB에서,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에서 각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를 합쳐 놓았을 때 과연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오히려 개별 사업 부문을 다른 국내 은행에 매각하는 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