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HP,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사이에서 '그린 IT'가 화두다.서버,스토리지,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IT 인프라의 전력소모를 줄이고 각종 유해물질을 줄이는 친환경적 기술이 각광받고 있는 것.

HP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모든 서버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량은 미국 내 모든 TV가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데이터센터 비용의 70% 가량이 오염물질을 필연적으로 발생시키는 냉각관련 비용인 것으로 조사됐다.이와 관련,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앞으로 2∼3년 내 큰 영향을 미칠 '2008년 10대 전략적 기술' 중 하나로 그린IT를 선정했다.

IBM은 작년부터 세계 각국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빅 그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IT 인프라 진단 △구축 △가상화 △관리 △냉각 등 5단계 솔루션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다.진단 단계는 에너지 현황에 대한 평가작업이 시작된다.3차원(3D) 전력관리 및 열 분석 등을 통해 기존 설비를 평가한다.

구축 단계는 에너지측면에서 효율적인 데이터센터의 기획,구축 및 업데이트를, 가상화 단계는 IT 인프라 및 특수엔진의 가상화를 진행한다.가상화는 하나의 서버에 여러 가지 기능을 구현하는 것으로 에너지절감 기술의 핵심이다.

이어 관리 단계는 전력관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통제하는 단계를 말한다.냉각 단계는 데이터센터 내ㆍ외부에 수랭식 냉각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IBM은 빅 그린 전략을 적용한 결과 기존에 비해 약 42%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HP는 최근 차세대 그린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선보였다.HP는 이 솔루션이 중앙처리장치(CPU),서버,가상화,데이터센터 냉각장치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솔루션을 통해 기존 제품 대비 최대 50%의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HP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이내믹 스마트 쿨링기술(DSC)을 내세우고 있다.이 기술은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열감지 센서를 통해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면서 불필요한 냉각기능을 줄여주는 것이다.

HP는 6개 데이터센터에 DSC 기술을 적용해 본 결과 연간 78만달러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또 에너지절약 프로젝트를 통해 85개의 데이터센터를 6개로 통합한 결과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시 전체에서 1년간 사용하는 에너지를 절약했다고 발표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역시 '자연으로 가서,자연을 보호하자(go green,save green)'라는 모토를 갖고 그린 IT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프로젝트 대상은 선파이어,울트라스팍 등 고성능 컴퓨팅을 구현하는 서버제품부터 스토리지까지 다양하다.선이 최근 공개한 블랙박스는 밀폐 순환 수랭식 냉각방식을 적용해 기존 데이터센터에 비해 최대 40%의 냉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기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2∼3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블랙박스를 사용하면 수개월 안에 싼 비용으로 구축이 가능하는 게 강점이라고 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