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함박눈이 내린 강원도는 오랜만에 내린 천연설을 즐기려 찾아온 스키족과 스노보드 마니아들로 붐볐다.한 가지 특이한 점은 매표소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 드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리프트권,숙박권을 최대 40~50% 할인해 주는 모바일쿠폰을 다운로드하려는 알뜰 쇼핑족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쇼핑은 아직 인터넷 쇼핑에 비해 이용자가 많지 않다.하지만 놀이공원이나 스키장을 자주 가는 사람 중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손안의 쇼핑을 즐기는 사람이 제법 많다.모바일 쇼핑족이 늘면서 휴대폰에서 주로 어떤 제품을 구입하고 어떻게 이용하는지 궁금증도 많아졌다.

LG텔레콤이 최근 자사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몰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기존 온라인 쇼핑몰과는 확연하게 다른 쇼핑 패턴이 나와 주목된다.

2007년 9월부터 12월까지 네 달간 판매순위를 집계한 결과,모바일 쇼핑몰에서는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이 가장 많이 팔린 품목으로 나타났다.모바일 쇼핑의 특성상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권을 구입할 수 있고 e쿠폰 형태로 이용권을 저장해 휴대할 수 있는 편리성 때문에 사용빈도가 높다는 분석이다.디지털 카메라용 삼각대와 패밀리 레스토랑 식사권 등도 모티즌이 많이 구매한 아이템 10위 내에 이름이 올랐다.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는 여성의류와 미용제품이 각각 1,2위를 차지해 대조를 보였다.온라인 쇼핑몰의 대다수가 주말에는 매출이 하락하는 반면 모바일 쇼핑몰에서는 주말 실적이 오히려 상승하는 것도 대조적이다.

전반적으로 여가 활동 품목이 이동성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모바일에서 강세를 보이고 이 때문에 모바일 쇼핑몰의 주말 판매량도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이색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양 분야에서 모두 높은 순위를 기록한 제품도 있다.우리나라 사람들의 주 먹거리인 '쌀'은 모바일 쇼핑몰 판매 순위 2위,온라인 쇼핑몰 3위를 각각 차지했다.'쌀'은 브랜드가 상품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이미지 검색이 필요 없는 모바일 쇼핑몰에서 인기 구매품목이다.이 때문에 할인이벤트의 단골 아이템이 되기도 했다.저렴한 가격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쌀' 구매자들이 의외로 많았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던 여성의류는 모바일 쇼핑 판매 순위에서도 4위에 올라 여성 소비자들이 모바일 쇼핑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현주 LG텔레콤 데이터전략팀 과장은 "모바일 쇼핑몰 오픈 후 매출이 두 달 만에 10배 가까이 상승할 만큼 인기"라며 "여행,레저 상품을 중심으로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향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