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미국발 악재로 연일 급락하면서 매수 타이밍을 늦추라는 증권사들의 권고가 잇따르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5일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 투자은행 등이 실적을 발표했지만 그 손실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며 "1800선이 무너져 (코스피)지수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1700선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특히 미국에서 모기지업체,채권보증업체,투자은행으로 이어진 부실이 신용카드업체로까지 전이될 경우 또 한 차례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심지어 1600대가 안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박 연구원은 "최근 경기 둔화 등을 감안한 실적 하향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추정 실적이 5% 하향 조정될 경우 분할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지수대는 주가수익비율(PER) 11배 수준인 1720선 아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실적 하향 조정을 감안한 매수권역은 1700대 초반이지만 대내외 여건 악화 등을 반영하면 1600대까지 기다렸다 매수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의견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도 "올 들어 주가 움직임이 전적으로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만큼 기업 실적이나 경제지표 발표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엔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현금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소나기를 일단 피한 후 실적이 뒷받침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은 종목을 차분하게 담아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매수권역에 진입했다는 의견도 나온다.우리투자증권은 지수 1720~1740대에선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강현철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등에 대한 분석 결과 1720∼1740선이 매수권역이기 때문에 추격 매도보다는 주식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감안해 경기민감도가 낮은 제약 음식료 유틸리티 건설 업종과 함께 정부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설비투자 관련주와 중국 등 이머징아시아 관련주를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