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첫해인 1969년에 고작 4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연간 매출 1000억달러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국내 본사와 해외 법인의 연결 매출실적은 1034억달러로,설립 첫해와 비교하면 무려 232만배나 급증한 규모다. '연간 매출 1000억달러'는 수백만개에 달하는 전 세계 기업 중 손에 꼽을 정도의 기업만 달성한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전자업체 중에서 1000억달러 매출액을 올린 기업은 2006년까지 독일의 지멘스가 유일했으며, 미국 HP가 지난해 104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을 뿐이다.지멘스의 경우 자동차전장과 원자력 등 다른 사업부문 매출을 포함한 성적이고, HP는 프린터만을 특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합 전자업체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한 셈이다.

특히 자동차나 금융 등에 비해 종합전자업종은 진입장벽이 낮고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이번 기록 달성은 경이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결국 삼성전자가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세계 전자업계 '빅3'에 진입했다는 의미와 함께 종합전자업체의 새로운 맹주로 등극했음을 알리는 '서곡'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성장 추세라면 내년에는 글로벌 매출 1300억달러대 진입이 확실시된다"며 "이에 따라 내년에는 세계 전자ㆍIT업계의 1위 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