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증가율 15~20%는 무난
가격인하 계속 … 경기상황이 변수

올해 자동차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수입차 시장의 '파이'가 얼마나 더 커질 것이냐다.작년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7% 증가한 5만3390대를 기록하면서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 5%를 돌파했다.연간 성장률은 2005년부터 3년 연속 30%를 넘고 있다.

최근에는 국산 자동차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올해는 수입차의 공세를 막아내는 게 관건"이라거나 "고급 수입차 수준의 신차를 선보이겠다"고 말하는 등 수입차를 경쟁 상대로 지목하면서 경계심을 내보일 정도다.

BMW와 아우디,혼다,푸조 등 주요 수입차 업체의 CEO들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도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그러나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한 15~20% 선에 머물면서 전체 판매량은 6만3000~6만4000대 수준,시장 점유율은 6%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올해도 10%의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며 "AS를 비롯해 수입차 업계의 고객 서비스 수준이 높아진다면 15%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인 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은 "20%대의 성장은 가능하다"고 밝혔다.송 사장은 "올해는 미쓰비시와 닛산 등 일본 대중차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라서 이들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도 "각 업체들이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5~20%는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CEO들은 지난해 수입차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격 인하' 추세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김 사장은 "수입차 가격 인하는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앞으로는 어느 업체도 이 같은 추세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합리적인 가격의 모델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EO들은 고유가 등 경제 상황과 국산차 업체의 견제가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정 사장은 "대내외적인 경기 여건이 수입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올해의 경우 고유가와 물가 인상 등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시장 확대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등 국산차의 고급화 추세도 가격대가 비슷한 수입차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힐 사장은 "제네시스는 수입차 고객보다는 기존 국산 고급차 고객을 더 많이 흡수해 갈 것"이라면서도 "추후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