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침체가 적어도 3년 이상 갈 것이며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앨런 사이나이 미국 디시전이코노믹스 회장은 15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강연회에서 "미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며 주택경기 침체와 소비지출 감소,신용 경색 등 경기 하강 징후가 완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이나이 회장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대해 "지난 몇 년간 거품으로 이루어진 대차대조표를 근거로 해 엄청난 규모의 상호대출이 일어났고 이것이 미국 경제를 이끌어왔다"면서 "이제 이것이 역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종잡을 수조차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유가 에너지 곡물 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그는 미국 정부가 이에 대비한 정책을 내놓겠지만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아 경기 둔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은 경기 침체라기보다는 '유사 경기 침체(recession-like)'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이나이 회장은 미국이 더 이상 막중한 무역 상대국이 아닌 만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그보다는 중국발(發)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적 경기예측 전문가인 사이나이 회장은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3~1996년 리먼브러더스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으며 1996년부터는 투자전략 및 금융시장 자문회사인 디시전이코노믹스를 이끌고 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