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가 중소기업 금융 지원에 민간 자본을 참여시키는 '온 렌딩(on-lending·轉貸) 방식'을 도입한다.

▶본지 1월2일자 A1,4면 참조

곽승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15일 브리핑에서 "혁신형 첨단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정책금융을 지원하지 않고,정부 출연금에 민간 자본을 더해 금융기관 책임으로 돈을 빌려주는 온 렌딩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위원은 "정부가 직접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무역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어 계속하기 어렵다"며 "온 렌딩 방식 도입으로 상업은행의 '투자은행(IB) 기능'을 키우는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20조원 규모의 KIF(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 지원 등 공적 금융기관의 역할을 담당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곽 위원은 "민간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전통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한 재정 지원 방식을 유지한다"며 "다만 신보와 기보의 조직은 지금보다 슬림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중소기업 지원에 있어 신보·기보의 역할이 일정 부분 존재하겠지만 온 렌딩 방식 도입과 함께 점차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온 렌딩 방식

은행이 정부로부터 받은 중소기업 지원 자금을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기업에 빌려주는 방식.정부 자금에 은행이 추가로 자금을 넣어 대출 재원을 조성한다.

상업적 판단에 따라 대출을 결정하는 만큼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