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현정은 회장 체제 5년째] 全계열사 CEO 바꾸고, 자기색깔로 '新현대號'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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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戊子年) 새해 벽두부터 현대그룹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룹의 양대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CEO(최고경영자)를 한꺼번에 교체하면서 4년여간 준비해온 '현정은 회장 직할 체제'가 마침내 완성됐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이미 신년사를 통해 "우리 모두 지난 몇년간의 '안정된 성장'에 취한 건 아닌지 심각하게 재고해 봐야 한다.
우리의 현 위치를 냉철하게 재점검한 뒤 새로운 현대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비하자"며 수뇌부 재편에 이은 그룹 경영 전반의 변화를 예고했다.
2003년 10월 취임 이후 경영권 분쟁 등 숱한 난관을 이겨내고 '3년 연속 전 계열사 흑자'를 일궈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신(新) 현대호(號)' 지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4년여 만에 CEO 교체 마무리
변화의 바람은 CEO 교체에서 시작됐다.지난 14일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 후임으로 김성만 전 한국유리공업 부회장을 선임하면서 취임 4년여 만에 전 계열사 CEO를 '현 회장 사람'으로 교체한 것.
현 회장은 앞서 작년 말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현대경제연구원 회장을 역임한 김중웅 회장을 단독 CEO로 임명했으며,작년 4월에는 현대건설 출신인 송진철씨를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자리에 앉혔다.
현대아산의 수장은 2005년 3월 김윤규 부회장에서 윤만준 사장으로 바꿨으며,현대택배는 취임 직후인 2004년 1월에 현 김병훈 사장을 임명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 회장이 '옛 현대 색깔'을 빼고 자기 색깔을 입힌 것"이라고 풀이했다.평범한 주부에 불과했던 취임 초기에는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이젠 자신감을 가진 만큼 자신의 경영철학을 구현할 '실무형 CEO'가 더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매출의 70%를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 수장을 외부에서 수혈했다는 것은 그동안 인사 추천 등을 통해 알게 모르게 현대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구(舊)현대 인맥'으로부터 현 회장이 완벽하게 독립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열 재정비…공격 앞으로
CEO 교체 작업을 일단락한 현 회장의 다음 행보는 '그룹 위상 강화'에 맞춰질 전망이다.한때 위태롭던 계열사들이 모두 안정을 되찾은 만큼 M&A(인수ㆍ합병) 및 신사업 진출을 통해 그룹 규모를 확대하기 좋은 시점이 왔기 때문이다.
현 회장이 2004년 제시한 '2010년 그룹 매출 20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현재보다 몸집을 두 배가량 불려야 하는 상태.현 회장이 올해 화두를 '적극적 사업기반 확대'로 설정하고,성장 잠재력이 큰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현대그룹은 이를 위해 빠르면 하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현대건설 M&A를 준비하는 동시에 각 계열사별로 신 성장동력 발굴 작업에 돌입했다.현대증권은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와 '실력 키우기'에 들어갔으며,현대아산은 5월부터 시작되는 백두산 관광을 안착시키는 데 매진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그룹을 키워 옛 현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신념으로 일해왔다"며 "최근 잇따른 CEO 인사는 총수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끌어내려는 현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그룹의 양대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CEO(최고경영자)를 한꺼번에 교체하면서 4년여간 준비해온 '현정은 회장 직할 체제'가 마침내 완성됐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이미 신년사를 통해 "우리 모두 지난 몇년간의 '안정된 성장'에 취한 건 아닌지 심각하게 재고해 봐야 한다.
우리의 현 위치를 냉철하게 재점검한 뒤 새로운 현대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비하자"며 수뇌부 재편에 이은 그룹 경영 전반의 변화를 예고했다.
2003년 10월 취임 이후 경영권 분쟁 등 숱한 난관을 이겨내고 '3년 연속 전 계열사 흑자'를 일궈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신(新) 현대호(號)' 지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4년여 만에 CEO 교체 마무리
변화의 바람은 CEO 교체에서 시작됐다.지난 14일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 후임으로 김성만 전 한국유리공업 부회장을 선임하면서 취임 4년여 만에 전 계열사 CEO를 '현 회장 사람'으로 교체한 것.
현 회장은 앞서 작년 말 김지완 현대증권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현대경제연구원 회장을 역임한 김중웅 회장을 단독 CEO로 임명했으며,작년 4월에는 현대건설 출신인 송진철씨를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자리에 앉혔다.
현대아산의 수장은 2005년 3월 김윤규 부회장에서 윤만준 사장으로 바꿨으며,현대택배는 취임 직후인 2004년 1월에 현 김병훈 사장을 임명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 회장이 '옛 현대 색깔'을 빼고 자기 색깔을 입힌 것"이라고 풀이했다.평범한 주부에 불과했던 취임 초기에는 주요 계열사 CEO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이젠 자신감을 가진 만큼 자신의 경영철학을 구현할 '실무형 CEO'가 더 필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매출의 70%를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 수장을 외부에서 수혈했다는 것은 그동안 인사 추천 등을 통해 알게 모르게 현대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구(舊)현대 인맥'으로부터 현 회장이 완벽하게 독립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열 재정비…공격 앞으로
CEO 교체 작업을 일단락한 현 회장의 다음 행보는 '그룹 위상 강화'에 맞춰질 전망이다.한때 위태롭던 계열사들이 모두 안정을 되찾은 만큼 M&A(인수ㆍ합병) 및 신사업 진출을 통해 그룹 규모를 확대하기 좋은 시점이 왔기 때문이다.
현 회장이 2004년 제시한 '2010년 그룹 매출 20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현재보다 몸집을 두 배가량 불려야 하는 상태.현 회장이 올해 화두를 '적극적 사업기반 확대'로 설정하고,성장 잠재력이 큰 신규 사업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현대그룹은 이를 위해 빠르면 하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현대건설 M&A를 준비하는 동시에 각 계열사별로 신 성장동력 발굴 작업에 돌입했다.현대증권은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와 '실력 키우기'에 들어갔으며,현대아산은 5월부터 시작되는 백두산 관광을 안착시키는 데 매진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그룹을 키워 옛 현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신념으로 일해왔다"며 "최근 잇따른 CEO 인사는 총수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끌어내려는 현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