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NHN과 계약 … 이르면 4월부터

안철수연구소가 무료 백신 '알약'의 위세에 눌려 NHN과 무료 백신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안연구소는 NHN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온라인 무료 보안 서비스 'PC그린'에 자사 컴퓨터 백신 'V3' 엔진을 이르면 4월부터 제공하기로 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로써 온라인 무료 백신 서비스를 둘러싼 안연구소와 NHN 간의 논쟁이 일단락됐고 네티즌들은 네이버에서 안연구소의 V3 백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안연구소는 NHN이 지난해 9월 무료 백신 서비스 'PC그린'을 내놓자 보안업계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이에 NHN은 무료 보안 서비스에서 바이러스 실시간 감시는 제외하겠다고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안연구소가 입장을 바꿔 NHN과 손을 잡은 것은 지난해 11월 이스트소프트가 선보인 '알약' 때문이다.알약은 서비스 개시 후 두 달 만에 이용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알약은 하우리 백신에도 사용되는 루마니아산 '비트디펜더'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바이러스 감지율이 유료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알약'과 네이버 'PC그린' 등 두 무료 백신 서비스의 협공에 안연구소가 백기를 든 셈이다.

안연구소는 네이버가 무료 백신 서비스를 본격화하자 V3 전략을 바꾸지 않을 수 없게 됐다.안연구소가 2006년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1년간 V3 제품군으로 올린 매출은 436억원.안연구소 지난해 매출이 550억~6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V3 의존도가 70%를 넘는다.

인터넷 포털의 무료 백신 서비스에 대해 김우한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침해사고대응지원센터장은 "보안 위협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성능 좋은 무료 백신 서비스가 강화되면 보안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반면 모 보안업체 관계자는 "'보안 서비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터에 무료 백신이 보편화되면 보안업계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연구소는 무료 백신 확산 추세에 맞춰 온라인 유료 백신 '빛자루'도 서비스 형태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NHN은 네이버 PC그린에서 기존 러시아산 카스퍼스키 엔진과 안연구소의 V3 엔진 두 개를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엔진' 체제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