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신흥증권 인수에 대해 증권사들은 장단기 분석을 통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출했다.

단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의 핵심사업이 완전정상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장기적으로 은행업에 간접 진출하는 효과와 더불어 이를 통한 자동차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금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일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의 핵심사업이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의 연관성이 크게 없는 증권업에 진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룹 경영진이 사업상 포커스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의구심을 살 수 있다는 점과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카드와 같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가 인수를 주도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라는 것.

반면 대우증권은 장기적으로 신흥증권 인수 이후 현대차그룹의 기존 자동차판매, 자동차금융, 카드 사업 등과 연계한 시너지효과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가로 인수할 경우(843억원)에도 자본수익률 대비 프리미엄을 지불한 상태가 된다"며 "영업권 프리미엄을 크게 가산한다고 해도 인수대금이 2000억원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여, 현대차 혹은 자동차 그룹 차원의 인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신흥증권 인수 결정은 인수 규모 측면에서 볼 때 그동안 증권사 신규설립 혹은 대형 증권사 인수 등에 따른 투자부담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가라 앉히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자동차 고객 기반으로 광범위한 금융사업을 영위 중인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현대차도 신흥증권 인수 후 기존 금융계열사와 연계한 자동차 사업의 시너지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현대기아차그룹이 신흥증권 인수에 대한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일단 현대기아차그룹은 자통법 실시로 은행의 고유업무였던 지급결제 업무가 증권사에서도 가능해지게 되면서 은행업에 간접 진출하는 효과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현재 현대기아차그룹의 금융부분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역부족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러한 방향성은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현대기아차그룹도 신흥증권을 투자은행으로 특화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