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투자증권은 16일 현대차그룹의 신흥증권 인수에서 금융계열사가 아닌 제조업 계열사가 인수 주체로 나섰지만 제조업 계열사들이 증권업 영위의 궁극적인 주체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로 가는 것까지 염두에 둔다면 현대차 등 제조업 계열사가 전면에 나설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캐피탈의 대주주인 GE캐피탈과의 사전 협의가 안된 상태여서 이번 인수에 일단 제조업 계열사들이 먼저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GE캐피탈과의 협의를 통해 추가적인 지분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봤다.

한편, 현대차가 신흥증권 인수 주체로 나섰다는 소식에 지난 15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대비 5.97% 하락 마감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최 애널리스트는 “증권업 영위의 주체가 현대차이든, 아니면 현대캐피탈인데 일시적으로 현대차가 나선 것이든, 현대차에 대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현대차 스스로 인수 주체로 나서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투자자를 세심하게 배려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최 애널리스트는 이번 신흥증권 인수를 현대차그룹의 후계구도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은 다소 무리한 해석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경영권의 핵은 현대차→기아차→모비스에서 다시 현대차로 이어지는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인데, 이번 증권업 진출은 여기에 전혀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금융사업은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캐피탈/카드 사장이 맡고 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