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여류화가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의 영역본을 자비로 펴내고,이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거주하고 있는 재미 화가 백인분씨(58).그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일 '신화는 없다' 영역본(제목ㆍNot Just Another Cinderella Story)을 백악관에 '컨퍼메이션 메일'(등기 우편)로 발송했으며 11일 백악관 수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이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부시 대통령이 이 당선인의 드라마틱했던 삶의 과정을 알게 되면 상호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질 것 같아 책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백악관에 전달한 영역본 책에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도 동봉했다"고 설명했다.친애하는 대통령으로 시작하는 이 편지는 "가까운 장래에 이명박 당선인이 취임하면 당신(부시 대통령)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당신이 이 당선인을 만나기 전에 그의 자서전을 읽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고 있다.또 "그(이 당선인)는 매우 어렵고 보잘것 없는(very humble and challenging) 상태에서 출발했다.(하지만)한국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그의 여정은 한마디로 환상적(fascinating and inspiring)"이라고 설명했다.

백씨가 '신화는 없다'를 번역하게 된 인연도 재미있다.여행길에서 이 당선인을 우연히 '조우'한 게 계기였다.이 책은 이 당선인이 1995년 민자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지 3년째이던 해에 펴낸 책으로 가난했던 어린시절부터 40대에 현대건설 회장에 오르기까지의 도전적 삶을 정리한 자서전.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던 백씨는 2005년 6월 터키 이스탄불을 여행하다 소피아 대성당에서 이 당선자를 우연히 만났다.

이 당선인은 당시 서울시장 자격으로 이스탄불을 방문 중이었다.백씨는 이 당선인을 만나자마자 즉석에서 '신화는 없다'를 번역하고 싶다고 요청,당선인의 허락을 받았다고.그로부터 2년반이 흘러 '이 시장'은 '대통령 당선인'으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두 사람의 '인연의 끈'은 고스란히 매어져 있었다.

백씨는 "번역을 전문적으로 해본 경험이 없었던 탓에 책을 번역하는 데 2년 이상 걸렸다"며 "번역본이 이 당선인의 대미외교에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울대 미대 출신인 백씨는 1979년 도미해 현재 휴스턴에서 화가로 활동 중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