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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이젠 동량지재 찾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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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형(洪準亨)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공법학 >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는 자동화된 정권교체시스템을 갖춘 나라다.재선은 없다.임기말이면 으레 정권재창출이란 어불성설이 나돌지만 정권은 어김없이 교체된다.그러다 보니 5년마다 비슷한 일을 치른다.인수위란 이름의 누각(樓閣)에서 뜨는 권력의 실세들과 지는 권력의 관료들 간에 어색한 만남이 이뤄지고 창졸간 새 술을 담을 새 부대가 준비된다.5년마다 반복되는 정권교체의 진풍경을 국민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16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도 그 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로 꼽았다.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정부조직의 군살을 빼고,방만한 조직에 나사를 죄겠다고,중복적인 기능을 과감하게 통합하겠다고 했다.언론은 좀 더 과단성있는 조직통폐합으로 문자 그대로 슬림화한 정부를 주문하기도 하지만,국민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이다.정부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작은 정부의 발상은 그의 대선승리를 가능케 했던 경제회생에 대한 국민적 여망과 잘 어울리는 그럴 듯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이 관철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한나라당 의석수가 과반에 미달해 국회 통과를 낙관하기 어렵고,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의 협조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정치적 변수가 많아 절충과 타협으로 난항을 거듭하다 자칫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실망 섞인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조직을 줄이겠다는데 토를 달 사람은 많지 않다.그러나 5년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조직개편작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조직의 규모를 줄이고 민간과 지방이 더 잘할 일을 이양하는 것은 좋지만,정작 해양수산부 여성부 등 어느 부처는 왜 폐지해야 하는지,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다른 부처에 통폐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국민들의 눈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좀 더 근본적으로 따져본다면,정부조직의 개편,아니 새로운 정부조직의 철학과 목표,논리와 근거가 무엇인지도 그리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각종 협회나 유관기관들이 비싼 돈을 치르며 일간신문 반면 광고로 특정 부처를 살려야 한다며 민망스레 나서는 일이나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던 부처들이 전방위 로비를 펼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편치는 않지만,성과가 불확실한 떼어붙이기식 조직개편안에 무작정 박수를 보내기도 마땅치 않다.

    사람들이 바라는 건 무엇일까.이명박 당선인을 선택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대통령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그렇다면 이명박정부의 조직은 바로 그 경제를 잘 살릴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하지 않을까.작은 정부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사람들의 바람은 간명하다.정부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과 진용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고 보면,일거에 5년 갈 정부조직을 짤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경제만 잘 살릴 수 있다면,설사 지나치게 효율성만 내세운 인상을 줄지라도 일단은 공감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새로운 정치의 접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대통합민주신당도 의석수만 믿고 무슨 무슨 부처는 절대 안 된다며 으름장을 놓을 게 아니라 흔쾌히 길을 열어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새로운 활로 모색에 도움이 될 것이다.참여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치렀던 그 혹독한 경험을 기억하고, 입장 바꿔 생각해 볼 일이다.어찌 됐든 국민의 선택은 존중돼야 하므로,새 정부가 약속했고 그 덕에 선출될 수 있었던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도가 아닐까.

    이명박정부의 출범도 순탄치만은 않은 것 같다.국민의 관심은 곧 이어 새 부대에 담길 새 술이 누구인지에 쏠린다.더불어 정부의 역사를 써나갈,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훌륭한 동량지재(棟梁之材)를 뽑는지 국민은 핏발 선 눈초리로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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