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제안서 접수 마감… 17일 누가 웃을까

대한통운 인수전이 금호아시아나,한진,현대중공업,STX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16일 대한통운의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이들 4개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지난달 인수의향서를 냈던 10개 기업 중 농협,GS,유진자산운용(옛 서울자산운용) 등은 최종 인수전에 불참했다.법원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인수제안서를 평가한 뒤 17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달 말께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이로써 대한통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6년7개월여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대한통운 인수 4파전으로… 금호-한진-현대重-STX
◆4파전으로 압축된 인수전


대한통운 인수를 저울질해 온 10개 기업중 최종 도전장을 던진 기업이 4군데로 압축된 것은 대한통운의 새 주인자리가 녹록지만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금호아시아나와 한진은 해상 항공 등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자신들이 인수 적격자임을 강조하고 있다.금호아시아나 측은 "이미 최고 경영층에서 대한통운 인수 의사를 수차례 밝혀온 데다 어느 기업보다 시너지 효과가 커 인수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효성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을 주축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다.

물류 계열사인 ㈜한진을 앞세운 한진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종합운송물류 방면으로 한길만 판 기업으로 대한통운 인수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한진이 자산 1조5000억원의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재계 순위에서 금호아시아나를 앞지르게 되지만 "사업분야가 겹쳐 대규모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대한통운 노조의 반발 등이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한진과 합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5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내부 유보금을 보유한 데다 물류 부분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대한통운 2대 주주인 STX도 해운물류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컨소시엄을 구성,인수전에 합류했다.

◆고용안정 등 비가격 요인 변수

법원은 이날 오전 주간사인 메릴린치 컨소시엄으로부터 평가 기준 항목을 받아 최종 평가안을 마련했다.입찰금액 등 가격 조건과 고용 안정 등 비가격 요인에 대한 배점 기준을 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입찰 금액이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데다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무리한 자금 투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인수 금액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종철 STX그룹 부회장은 "현실적으로 비가격 요인을 판단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결국 입찰금액이 인수 여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대한통운이 갚아야 할 부채가 4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만큼 법원이 가격 비중을 낮추는 대신 비가격 요소에 높은 배점을 부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임직원 고용 보장,인수 후 시너지 효과,향후 회사 운영 계획,인수 업체의 자금조달 방법 및 참여 비율 등 비가격적인 요소가 주요 변수란 얘기다.

김진수/장성호 기자 true@hankyung.com